2026년 09월 22일(화)

길거리 폭염 잡는다... 서울 도심 곳곳에 '5분 보행쉼터망' 들어선다

서울 도심 곳곳에 걸어서 5분마다 쉬어갈 수 있는 그늘 쉼터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최소 10곳에 '5분 보행쉼터망'을 조성하고, 이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1일 서울시는 '5분 보행쉼터망'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발표한 '서울 보행그늘권 선언' 이후 처음으로 추진하는 실행사업이다.


서울시는 이달 자치구를 대상으로 공모를 시작하고, 오는 10월 중 최종 사업 대상지를 확정한다. 서울시는 지난 8월 보행그늘권을 도시정책의 기본 원칙으로 도입한 바 있다. 보행그늘권은 시민의 일상 이동로에서 일정 수준의 그늘을 끊김 없이 확보한다는 개념이다.


origin_아직은그늘이필요해.jpg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거리에서 시민들이 그늘막에 서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2026.8.11/뉴스1


이번 사업은 최근 서울 온열질환자 중 31.4%가 길가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해 기획됐다. 서울시는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처럼 시민 이용 빈도가 높은 장소를 중심으로 그늘 비율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목표는 고령자 등 보행약자가 집에서 주요 생활거점까지 이동할 때 걸어서 5분 이내마다 쉴 수 있는 '쉼 징검다리'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보행로 폭이 좁거나 여유 공간이 부족한 주거지와 근린가로에는 접이식 벤치, 벽면형 벤치 등을 설치해 보행로와 휴식 공간을 함께 확보한다.


노상주차장 인근과 도로 모서리 같은 자투리 공간도 쉼터 후보지로 검토한다. 서울시는 도로 공간을 재배치해 여유 부지를 마련하고, 가로수와 가드레일 같은 기존 시설물에 의자와 차양을 결합할 방침이다.


쉼터를 만들 때는 기존 가로수와 건축물의 차양·처마가 만드는 자연 그늘을 최대한 활용한다. 자연 그늘 확보가 어려운 구간에는 그늘막을 설치해 한낮 직사광선 노출을 차단한다.


서울시는 휠체어·유아차 이용자, 어린이 등도 불편 없이 그늘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무장애 및 유니버설 디자인 요소를 가능한 범위에서 설계에 적용한다.


origin_오세훈서울시장서울그늘보행권선언.jpg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오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에서 서울 그늘보행권 선언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서울시는 기록적인 폭염에도 시민이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지하철역, 학교, 시장, 병원, 공원 등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안전하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그늘보행권'을 서울 도시정책의 기본 원칙으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2026.8.19/뉴스1


아울러 일부 구간은 단순히 앉아 쉬는 공간을 넘어 여가·운동·주민 소통이 가능한 '보행쉼마당'으로 조성한다. 산책로나 러닝 코스에는 스트레칭 기구와 휴식 공간을, 수변가로에는 경치를 감상하며 쉴 수 있는 조망형 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9월 자치구 공모로 후보지를 접수하고, 다음 달 최종 시범 대상지를 선정한다. 노약자 등 보행약자가 자주 이용하는 생활가로와 지하철역·버스정류장 등 주요 거점 접근로가 우선 검토 대상이다.


서울시는 2027년 상반기까지 10곳 이상의 시범 쉼터를 완공하고, 사업 전후로 그늘 면적과 체감온도, 이용률, 시민 만족도 등을 비교해 효과를 분석한다. 검증을 거친 뒤 2028년부터는 그늘쉼터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창규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그늘보행권 확보는 단순히 벤치와 그늘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시민이 일상 속 휴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시의 기본 환경을 바꿔 '삶의 질 특별시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