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포항에 들어서는 AI 전용 데이터센터 건설에 본격 착수했다.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약 10배 높은 전력 밀도와 수랭식 냉각시스템을 적용하는 동시에, 콘크리트 구조체 전체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하는 방식으로 골조 공사 기간을 기존 약 1년에서 2개월로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고성능 GPU를 수용할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현대건설은 시공 기간과 전력·냉각 효율을 앞세워 AI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21일 현대건설은 에이아이팩토리포항피에프브이(AI Factory Pohang PFV)가 발주한 '포항 AI 데이터센터 신축공사' 본계약을 체결하고 사전 제작 콘크리트(PC) 설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포항AIDC 투시도 / 현대건설
포항 AI 데이터센터는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광명일반산업단지에 수전용량 40㎿, IT 부하 기준 32㎿ 규모로 건설된다.
기존 범용 연산 중심 데이터센터와 달리 대규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처리하는 AI 연산에 초점을 맞춘 GPU 기반 데이터센터다. 지난 6월 착공했으며 2027년 하반기 운영을 목표로 한다. 전체 공사 기간은 16.5개월이다.
사업시행사인 네오에이아이클라우드는 향후 출시될 차세대 GPU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확장형 인프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서비스형 GPU(GPUaaS)와 AI 플랫폼을 연계해 국내외 기업의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운영까지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현대건설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 중 하나는 고성능 GPU가 요구하는 전력과 냉각 환경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Vera Rubin)' 기반 GPU 서버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일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비교해 약 10배 높은 전력 밀도의 초고집적 환경을 설계했다.
고성능 GPU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처리하기 위해 수랭식(Liquid Cooling) 냉각시스템도 적용한다. 현대건설은 국내 데이터센터 가운데 수랭식 냉각시스템을 적용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보여주는 전력사용효율지수(PUE)는 1.25 수준으로 설계했다. PUE는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 사용량을 IT 장비가 사용하는 전력량으로 나눈 수치로, 1에 가까울수록 냉각 등 부대 설비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이 적다는 의미다.
공사 속도도 기존 데이터센터와 차별화했다.
현대건설은 16.5개월이라는 공사 기간을 맞추기 위해 PC 공법을 구조체 전반에 적용한다.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대신 공장에서 구조물을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기존 국내 상업용 데이터센터에서도 보와 기둥 등에 PC 공법을 부분적으로 적용한 사례는 있었지만, 현대건설은 이번 사업에서 슬래브와 벽체, 계단을 포함한 콘크리트 구조체 전체를 PC 방식으로 시공한다.
포항AIDC 조감도 / 현대건설
이에 따라 통상 현장 타설 방식으로 약 1년이 걸리는 골조 공사 기간을 약 2개월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착공 이전 단계부터 공사 기간 단축에도 공을 들였다. 현대건설은 사업 초기부터 사업 구조와 시공 방식을 검토하는 프리컨스트럭션 서비스(PCS)를 적용하고, 설계와 인허가·시공 준비를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트랙 방식도 활용했다.
이를 통해 현대건설이 사업에 참여한 뒤 약 한 달 만에 착공에 들어갔다.
이 같은 공기 단축은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중요성이 커지는 '타임 투 마켓(Time-to-Market·TTM)' 경쟁과 맞닿아 있다.
GPU와 AI 기술의 세대교체 속도가 빨라지면서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크게 짓느냐 못지않게 얼마나 빠르게 구축해 서비스를 시작하느냐가 사업성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최근 생성형 AI와 초거대 AI 모델의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시장의 경쟁력은 규모를 넘어 'Time-to-Market(TTM)'이라 부르는 서비스 개시 속도전으로 옮겨가고 있다"라며 "현대건설은 포항 AI 데이터센터를 공기 내에 성공적으로 준공해 국내 최고의 시공 역량은 물론 사업성과 공기, 품질을 동시에 확보하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건설은 2004년 금융결제원 분당센터를 시작으로 KT목동 IDC, 용인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등 총 19개의 데이터센터를 시공해 왔다.
향후 지역별 에너지원 특성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와 소형모듈원전(SMR)을 데이터센터와 연계하는 모델을 개발해 전력 공급부터 데이터센터 구축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