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인베 투자사업 분리 뒤 존속법인 X에 합병
현금·주요 투자자산 X로 이관...CA 투자실장 김도영 대표 내정
카카오가 본체를 둘로 나누기에 앞서 투자 자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도 분할·합병한다. 초기 기업 투자사업을 별도 회사로 떼고, 남은 법인은 카카오X에 흡수시킨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현금과 주요 투자자산도 X로 옮긴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이끌어온 김도영 대표는 카카오X 대표로 내정됐다. 김 내정자는 CA협의체 그룹투자전략실장도 겸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 지분과 투자재원에 그룹 투자전략을 맡아온 인사까지 X로 향한다.
이 과정에서 김범수 창업자의 승계를 염두에 둔 개편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를 분리하고 주요 계열사 지분과 투자자산을 X에 모은 뒤에는 향후 지분 이전이나 추가 지배구조 개편 때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카카오는 "이번 인적분할은 승계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 뉴스1
김 창업자의 승계설 2021년에도 나온바 있다. 당시에는 김 창업자의 자녀도 언급됐다. 이때 김 창업자는 아들 김상빈씨와 딸 김예빈씨에게 카카오 주식을 각각 6만주씩 증여했다. 두 자녀가 김 창업자의 개인 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에서 근무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승계 준비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카카오는 당시에도 경영 승계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냈다.
장남이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 재직 중이라는 루머가 퍼지고, 일부 보도도 됐지만 회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서 근무한 적이 없으며, 케이큐브홀딩스에서도 이미 퇴사해 현재 카카오와 관계없는 일반인으로 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인베 현금·주요 투자자산, X로 넘긴다
회사 재편은 카카오 본체와 투자 자회사의 재편이 함께 진행된다. 카카오톡과 AI·광고·커머스 사업을 가져가는 카카오AI를 신설하고, 기존 카카오는 카카오X로 이름을 바꾼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은 X에 남는다.
본체 분할에 앞서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투자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한다. 신설 자회사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라는 이름을 이어받고, 기존 법인은 카카오X인베스트먼트로 상호를 바꾼다.
카카오X인베스트먼트는 투자 자회사 아이브이쥐(IVG)를 흡수한 뒤 카카오X에 합병된다. 새로 만든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X의 자회사로 남아 초기 단계 기업 투자를 맡는다. 성숙 단계의 전략 투자자산은 X가 직접 관리한다. 카카오는 자산의 성격과 성장 단계에 따라 운용 체계를 나눠 투자 효율을 높이려는 조치라고 설명한다.
자산 이전 계획은 회사가 공개한 기업가치 제고 자료에도 담겼다. 카카오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현금과 주요 투자자산을 본체 분할과 동시에 X로 이관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카카오가 제시한 X 자체 투자재원은 2조3000억원이다. 두나무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 1조5000억원에 카도카와 지분 4000억원, SK텔레콤 지분 4000억원을 합친 금액이다. X는 이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미래 성장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김범수 이끌던 CA협의체 폐지...투자실장은 X 대표로
김도영 내정자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와 CA협의체 그룹투자전략실장을 겸하며 계열사 투자 전략을 맡아왔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현금·주요 투자자산은 X로 넘어가고, 카카오X 출범과 함께 CA협의체는 폐지된다.
김 내정자는 지난달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두 회사가 각자 경영에 나서면서 기존 공동조직을 유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X를 지주회사로 전환할 계획도 없다고 했다.
뉴스1
CA협의체는 김범수 창업자가 직접 이끌었던 그룹 의사결정 조직이다. 카카오는 2024년 2월 김 창업자와 정신아 당시 대표 내정자가 공동의장을 맡는 체제를 발표했다. 김 창업자는 경영쇄신위원장도 겸했다. 계열사의 투자와 자금 조달, 지분 매각, 지배구조 변경은 CA협의체 내 위원회의 사전 검토를 거치도록 했다.
올해 1월에는 정신아 의장 아래 조직을 3개 실·4개 담당으로 줄였다. 당시 카카오는 계열사의 투자·재무·인사 지원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8월 인적분할 발표에서 CA협의체 폐지 방침을 내놨다.
분할 이후 김도영 내정자가 카카오X를 맡는다면 카카오AI는 정신아 카카오 현 대표가 맡는다. 카카오는 각 회사의 사업에 맞춰 이사회를 구성하고 자본 배분과 주요 성과를 정기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주주들은 분할비율에 따라 AI와 X 주식을 모두 받는다. 김 창업자 측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되며 이번 분할 자체로 지분율이 높아지거나 자녀에게 지분이 이전되지는 않는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AI 36.5%, X 63.5%다.
카카오는 오는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에 분할안을 올릴 예정이다.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내년 1월 1일 두 회사로 나뉜다. 카카오AI 재상장과 카카오X 변경상장 목표일은 같은 달 27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