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7일(목)

병사들 앞에서 상관 욕한 육군 대위... 대법 "상관모욕죄 해당 안돼"

육군 대위가 병사들 앞에서 상관을 지칭해 욕설을 했지만 상관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7일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상관 모욕과 폭행 혐의로 기소된 육군 대위 이 모 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법조계가 밝혔다.


이 씨는 2023년 11월 부대 행정반에서 병사 4~5명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상관인 정보작전 과장 B 씨를 향해 "정작 과장은 XX이다" "중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면서 나한테 XX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인 아니었으면 이미 때리고도 남았다" "저러니까 저 나이 처먹도록 아직 소령이나 달고 있지" "저놈은 자기가 1시간 전에 말한 것도 까먹네, 무슨 병 있는 거 아니냐"는 발언을 한 혐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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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또 2024년 2월 중대장실 앞 복도에서 군가 평가가 진행되던 중 피해자 C 씨와 D 씨의 대화를 듣고 갑자기 "뭐"라고 말하며 C 씨의 멱살을 잡아 벽 쪽으로 밀친 혐의도 함께 받았다.


1·2심 재판부는 일부 발언에 대해 유죄로 보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하급심과 달랐다.


대법원은 "이 씨가 한 발언은 주변 병사 몇 명이 일하다가 또는 지나가다가 들었던 사실이 인정될 뿐"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 발언이 일방적·공개적으로 이 씨의 주장 또는 의견이 전달되거나, 물리적 공간 또는 가상공간 등에서 여러 군인에게 반복적·지속해서 이뤄지거나 확산할 만한 방법으로 표현됐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며 하급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발언들에 대해서도 무죄 취지로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내놓은 새로운 법리를 따른 것이다. 전원합의체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상관을 모욕하면 상관모욕죄가 성립한다고 본 1999년 11월 판례를 26년 만에 변경했다.


전원합의체는 여러 사람이 알 수 있게 모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해당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정도의 방법으로 모욕해야 상관모욕죄가 성립한다며 그 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