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7일(목)

"이게 다시 유행한다고?"... 20년 전 2030 사로잡은 취미의 부활

최근 서울 여의도공원에 펼쳐진 낯선 풍경이 화제다. 2000년대 초반 초등학생들의 전유물이던 인라인스케이트를 2030세대가 다시 신고 나온 것이다.


공원 곳곳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거나 SNS 사진을 찍는 젊은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20여 년 만에 레트로 아이템이 새로운 놀이문화로 부활한 셈이다.


이런 현상은 인라인스케이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숫자 퍼즐 게임 스도쿠 역시 2030세대 사이에서 재조명받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두 취미의 핵심은 스마트폰이나 AI가 대신할 수 없는 직접적인 경험이다. 과거를 경험한 세대의 향수를 넘어 Z세대까지 합류하면서 아날로그 활동이 새로운 여가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3월 전국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9%가 디지털 기기 사용이 늘수록 아날로그 활동이 더 필요하다고 답했다. AI 기술 발달로 아날로그적인 것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는 응답도 64.3%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AI 사용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같은 조사에서 챗GPT 등 대화형 AI를 매일 사용한다는 응답이 36.9%로 나타났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모바일 앱 누적 신규 설치 1위는 챗GPT(534만 건)로 인스타그램(505만 건)을 제쳤다. 디지털 기술이 일상 깊숙이 침투할수록 손으로 직접 하는 경험의 가치가 함께 상승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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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공원 인라인스케이트 대여소는 10년 전부터 운영됐지만 2030세대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최근이다.


유행의 시작은 역설적으로 SNS였다. SNS에서 인라인스케이트 영상과 사진을 본 이들이 직접 찾아와 체험하고, 이를 다시 게시물로 올리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관련 게시물 조회수는 78만~100만 회에 달한다. 1시간에 4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특별한 준비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성비 잼컨으로 입소문을 탄 배경이다.


스마트폰과 거리두기를 시도하는 이들 사이에서 스도쿠도 인기를 얻고 있다. 엑스(구 트위터)에는 직접 푼 스도쿠 인증이나 책 추천 게시물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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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핫걸은 스도쿠를 한다'는 문구가 밈으로 확산될 정도다. 이동 시간에 스마트폰 대신 종이 위 숫자를 채우는 행위 자체가 요즘 세대에게 힙한 취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목할 점은 아날로그를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까지 동참한다는 것이다. 트렌드모니터 조사에서 '오래된 방식이나 제품이 오히려 새롭고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는 응답은 전체 60.4%였는데, 20대는 68%로 가장 높았다. 그 시절을 살아보지 않은 세대가 옛 방식과 제품을 더 새롭게 받아들이는 현상이 확인된 것이다.


이는 한 시대 문화와 반발 문화가 경쟁하며 다음 문화로 이어지는 문화적 반동 현상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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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날로그의 부상을 디지털과의 완전한 단절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SNS에서 아날로그 취미를 발견하고 직접 경험한 뒤 다시 SNS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두 영역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공원 인라인스케이트 유행도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이런 변화를 바탕으로 경험적 레트로 시장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라인스케이트처럼 몸과 감각을 직접 사용하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LP판, 뜨개질, 보드게임 등 다양한 아날로그 취미가 함께 주목받는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