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내버스 5대 중 1대에서 현금 상자가 사라진다. 교통카드 결제가 대중교통 이용의 보편적 방식으로 정착한 흐름에 발맞춰 요금 수납 구조를 디지털 중심으로 전환하는 실험이 시작된다.
부산시는 오는 10월부터 3개월 동안 시내버스 35개 노선에서 현금요금함을 철거하는 '현금 없는 버스' 시범 사업을 가동한다고 오늘(31일) 발표했다. 이번 시범 운영에 투입되는 차량은 일반버스 24개 노선과 좌석버스 11개 노선을 합쳐 총 542대다. 이는 부산시 전체 시내버스 운행 대수의 약 20% 규모로, 현금 결제 비중이 낮은 구간과 좌석버스 노선을 위주로 추려냈다.
대상 노선에는 일반버스의 경우 16번, 29번, 41번, 62번 등 24개 노선이 들어갔다. 좌석버스는 1001번, 1002번, 3001번을 비롯한 11개 노선이 지정됐다.
부산시
시가 현금 요금함 퇴출에 나선 배경에는 수납 체계 유지에 드는 고비용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승객 대다수가 교통카드를 쓰면서 현금 사용량은 급감했으나, 현금함을 유지·관리하고 동전과 지폐를 정산·계수하는 데 드는 인건비와 행정 비용은 계속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금만 들고 탄 승객의 승차 거부 피해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승객이 카드가 없더라도 먼저 차량에 탑승한 뒤 계좌이체로 요금을 치를 수 있는 '선탑승' 방식을 적용한다.
디지털 기기 활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보호 대책도 가동한다. 어르신 이동량이 많은 전통시장 주변을 중심으로 '교통카드 배부 캠페인'을 펼치는 한편, 차량 안팎의 안내문 부착과 언론 매체를 통한 사전 알림 작업을 집중 전개한다.
시는 3개월의 시범 운행 기간 동안 접수된 시민 불편 사항과 운수 종사자·버스 업계의 목소리, 대체 결제 이용 실태 등을 점검해 제도를 보완한 뒤 전면 도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교통카드 결제가 전면 정착될 경우 정밀한 승하차 데이터를 확보해 배차 간격 조정과 노선 효율화 작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현철 부산시 교통혁신국장은 "현금 없는 버스는 변화된 대중교통 이용 환경에 맞춰 시민들이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라며 "시범 운영 기간 시민과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사전 안내를 강화해 제도 변화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