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0일(목)

"청년 긁는 거냐" 정부 고시원 규제완화에 2030, 분노 터져

정부가 고시원 규제 완화 방침을 내놓았지만 청년들은 "현실을 모른다"며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책상 의무 설치를 폐지하고 욕조 설치를 허용하겠다는 내용인데, 실제 주거 개선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개정안의 핵심은 고시원 각 방에 책상 등 학습시설을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한 규정을 삭제하고, 그동안 금지했던 욕조 설치를 선택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현행 규정은 고시원이 학습과 숙박 목적으로 도입된 점을 고려해 책상 설치를 의무화했다. 또 독립적인 주거시설처럼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취사시설과 욕조는 설치를 제한해왔다. 샤워부스는 위생 목적에 한해서만 설치가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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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고시원을 수험생뿐 아니라 청년과 1인 가구의 주거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한 현실을 반영해 규제를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실제 고시원 이용자인 청년층은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는 "고시원 방이 욕조만 한데 욕조를 넣는다니 눈을 의심했다", "욕조가 없어서 못 씻는 게 아닐 텐데", "실질적으로 욕조 설치와 주거 개선이 무슨 관계가 있냐", "그 좁은 방에 욕조를 넣으면 습기나 곰팡이는 어떻게 하냐"는 반응이 쏟아졌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폐버스를 개조한 청년 임시 주거 공간 '버스하우스'를 제안했다가 온라인에서 조롱 밈이 확산되며 거센 비판을 받았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청년들은 폐버스 주택과 연계해 "청년 조롱대회 중인 거냐", "주거 불안정에 허덕이는 청년들이 우습나"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온라인 커뮤니티


오세훈 서울시장도 전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서울시-국민의힘 서울시당 토론회에서 정부의 청년 주거 정책을 비판하며 이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


오 시장은 "폐버스를 개조해 주거공간을 만들고 고시원에서 책상을 없애 욕조를 설치한다고 청년 주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의 역할은 청년을 열악한 주거환경에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주거로 올라갈 수 있도록 주거 사다리를 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이번 개정이 욕조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이 아니라 일률적으로 금지했던 설치를 선택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며, 관련 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기준을 현실에 맞게 정비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오는 31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