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이승만 찬양시' 수상작, '세로드립'으로 주최측 농락


자유경제원 공식 사이트

 

[인사이트] 성보미 기자 =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제1회 건국대통령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세로드립'을 이용해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시가 당선됐다.

 

4일 자유경제원은 해당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To the Promised Land(약속의 땅을 위하여)'라는 시를 비롯해 10여개의 수상작들을 공개했다.

 

얼핏 보기에 이승만 전 대통령을 추앙하는 듯한 시 'To the Promised Land'에는 사실 알고 보니 풍자와 노골적인 비난이 숨겨져 있었다.

 

이 시의 앞 글자만 따서 세로로 읽었을 때 'NIGAGARA HAWAII(니가 가라 하와이)'라는 문장이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입선한 '우남찬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우남찬가'의 앞 글자에는 "한반도분열 친일인사고용 민족반역자 한강다리폭파 국민버린도망자 망명정부건국 보도연맹학살"이라는 말이 숨어 있었다. 해당 시들은 공식 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황이다.

 

또한 '우남찬가' 지은이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커뮤니티에 올렸다가 반응이 좋아 공모전에 냈더니 입선했다"며 "상금 10만원으로 여친이랑 고기를 먹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세로드립 실력이 수준급이다", "심사위원의 눈까지 속이다니 대단하다"며 주최측인 자유경제원을 비웃었다.

 

뒤늦게 깨달은 자유경제원 측은 "최우수상에 선정된 To the Promised Land(이종○)와 입선작인 우남찬가(이정○(필명))을 입상 취소하겠다"고 공지를 올렸다.

 

이어 "첫 글자를 세로로 읽을 경우 이승만 대통령을 폄훼하는 내용을 고의적으로 담고 있다"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강력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유경제원은 뉴라이트 성향의 보수 단체로 이번 공모전의 심사위원장은 보수 논객 '복거일' 작가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