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0일(목)

"기계가 주문받는데 팁 내라고?"... 美 키오스크 팁 강요에 뿔난 소비자들

주문과 결제를 손님이 직접 처리하는 무인 키오스크 화면에까지 팁 요구 안내가 뜨면서 미국 내에서 팁 문화에 대한 피로감과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팁 및 에티켓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무인 기기 팁 요구의 부당성과 팁 인플레이션이 외식업계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을 보도했다.


이달 초 미국의 유명 햄버거 브랜드 셰이크쉑의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공항 매장 키오스크에서 '팁 없음(No Tip)'을 선택하자 주문 총액이 오히려 인상되는 오류가 발생해 온라인상에서 거센 논란이 일었다. 업체 측은 단순 전산 오류라고 해명했으나, 기계와 주문을 주고받는 상황에서조차 팁을 강요받는 구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Consumer_angry_about_kiosk_tipping_202608201002.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40년 이상 팁 문화를 연구해 온 윌리엄 마이클 린 코넬대학교 소비자행동·마케팅 명예교수는 "팁에 대한 대중의 태도가 극도로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팁 제도 폐지를 원하는 응답자 비율은 2016년 32%에서 2022년 52%로 급증했다. 수십 년간 15~20% 수준이던 권장 팁 비율이 최근 20%에서 최대 30%까지 치솟고, 팁을 요구하는 업종이 무차별적으로 늘어난 점이 소비자들의 반발을 키웠다.


에티켓 전문가인 재클린 휘트모어는 무인 키오스크에서는 팁을 낼 의무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휘트모어는 "직접적인 대면 접촉이 없고, 음식을 포장해 주거나 테이블을 치워주는 사람이 없다면 팁을 더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린 교수 역시 "키오스크에서 지불한 팁은 서비스를 제공한 직원이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의 금고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포장 주문이나 계산대 앞에서 결제 단말기 화면을 통해 팁을 요구받아 죄책감에 팁을 내는 이른바 '죄책감 팁(Guilt Tipping)' 현상도 문제로 지목됐다.


Customer_bewildered_by_tip_request_202608201004.jpe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직원이 단순히 주문만 접수한 상태에서 팁 입력창을 들이밀어 고객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계산서에 봉사료가 자동 청구됐는지 직원에게 당당히 확인하고, 부담스러울 경우 소액의 현금을 활용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린 교수는 외식업계가 팁 상한선을 20% 수준으로 묶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미국은 서빙 직원의 법정 최저임금을 낮게 유지하도록 허용해 소비자가 팁으로 그 부족분을 메우도록 압박하는 유일한 국가"라며 "외식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끊임없는 팁 인상은 장기적으로 외식 산업 전체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