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조악한 그래픽과 엉성한 연출로 제작된 저예산 애니메이션이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흥행 역주행에 성공했다.
지난 17일 영국 BBC와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애니메이션 '뉴라이(牛来 · Niu Lai)'는 흥행 추적 사이트 마오옌 기준 현재까지 1140만위안(약 23억8600만원) 이상의 누적 수익을 올렸다. 뉴라이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오디세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와 나란히 중국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진입했다.
'소가 온다'는 뜻을 가진 이 작품은 갓 태어난 송아지와 종달새의 관계를 추상적인 꿈의 장면으로 풀어낸 86분짜리 애니메이션이다. 개봉 초반 10일간 매출은 7705위안(약 161만원)에 그쳤으나, SNS에서 화제가 되며 티켓 판매량이 급증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중국 저예산 애니메이션 영화 '뉴라이(牛来)' 스틸. / 성구일보
현지 네티즌들은 영화의 낮은 화질을 '순수 수작업'의 증거로 해석하며 AI 제작 콘텐츠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 작품을 응원하고 있다. 중국어로 '소'를 뜻하는 단어가 주식시장의 '강세장(Bull market)'을 상징한다는 점도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응원 열기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SNS에는 "이 영화를 보면 86분간 후회하겠지만, 영화를 보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이다", "이 영화를 응원하기 위해 영화관에 가겠다", "끔찍한 영화지만 제목은 좋다" 같은 댓글이 이어졌다.
흥행 열풍에 극장가는 상영 횟수를 대폭 늘렸다. 공식 홍보 포스터조차 없어 일부 극장 직원들이 직접 포스터를 그려 게시하는 일도 발생했다.
하지만 관영 매체인 베이징뉴스를 포함한 일부에서는 품질이 낮은 영화가 상업적 성공을 거두는 현상에 우려를 나타냈다. 베이징뉴스는 논평을 통해 관객 신뢰 저하를 경고하며 극장 측에 품질 미달 작품에 대한 선별 배급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