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을 비행하던 여객기가 예고 없이 급격히 흔들리며 하강하는 난기류 사고가 향후 더 자주, 더 길게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구 온난화로 대기 상층부의 기류 변화가 심해지면서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는 '청천난기류(CAT·Clear Air Turbulence)' 발생 빈도가 가파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청천난기류는 구름이나 뇌우가 없는 맑은 하늘에서 발생하는 난기류다. 통상 6000m 이상의 순항 고도에서 제트기류와 고도별 바람 속도 차이로 형성된다.
일반적인 뇌우는 기상 레이더로 감지해 사전 우회가 가능하지만, 수증기가 없는 청천난기류는 기존 항공기 탑재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전조 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기체가 급강하하거나 요동치는 특성 탓에 조종사와 승객이 사전에 대처하기 어렵다. 관측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북대서양 및 미국 주요 항로 등 혼잡 구간에서 심각한 수준의 청천난기류 발생 빈도가 급증했다.
지구 온난화 외에 항로 혼잡도 난기류 지속 시간을 늘리는 원인으로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항공 운항량이 급증하면서 주요 인기 항로의 하늘길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난기류 구간을 만나면 조종사가 고도를 높이거나 낮춰 회피할 수 있었으나, 동일 공역 내 항공기 밀집도가 높아지면서 고도 변경 여력이 줄어 장시간 난기류를 그대로 통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난기류 증가가 항공기 자체의 기체 파손이나 추락으로 이어질 확률은 낮다. 현대 상용 여객기는 극한의 난기류 환경에서도 날개가 유연하게 휘어지도록 높은 구조적 안전 기준을 적용해 설계된다.
실제 기내 부상 사고의 대다수는 기체 결함이 아닌 안전띠 미착용 상태에서 발생한다. 기체가 급격히 하강할 때 좌석에 고정되지 않은 승객이나 승무원이 천장, 짐칸에 부딪히거나 통로로 튕겨 나가면서 부상을 입는 구조다. 맑은 날씨라도 좌석에 앉아 있을 때는 안전띠 착용 표시등 점등 여부와 관계없이 항상 안전띠를 착용하는 습관이 최선의 예방책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