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6일(일)

李대통령 "4년 중임·연임제 개헌 입장 변함없어... 임기 단축도 수용"

이재명 대통령이 헌법 개정은 여야 협의를 바탕으로 국회 중심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권력구조 개편 방향으로는 현행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 또는 연임 대통령제로 바꾸고,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 일부를 국회로 이양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14일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40년이 지난 우리 헌법이 우리 시대에 맞지 않아 개헌해야 한다는 점에는 국민 대다수가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헌 내용에 대한 제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실제로 개헌한다면 구체적인 내용은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개헌 방향으로는 5·18 정신과 부마항쟁을 헌법 전문에 명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제왕적이라고 평가되는 대통령 권한 가운데 감사원 관할권과 총리 추천권, 인사권 일부 등을 국회에 이양해 대통령과 의회의 권한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인사이트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정책 대전환을 위한 청년정책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8.14 / 뉴스1


대통령 임기와 관련해서는 현행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 또는 연임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임기를 4년 중임 또는 4년 연임제로 변경해 중간평가를 통한 책임정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며 "지방자치와 국민의 기본권도 강화하자는 것이 저의 공약이자 지금까지 일관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개헌 성사를 위해 필요하다면 자신의 임기를 단축할 수 있다는 뜻도 재차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개헌을 위해 대통령 임기 단축이 필요하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2022년 대선 당시 저의 공식 입장이었다"며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원집정부제와 내각제 도입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이원집정제나 내각제는 바람직하지도 않고 국민 여론에 비춰 가능하지도 않다"며 "대통령 권한 일부를 국회 등에 분산하자는 주장을 분권형 대통령제나 내각제로 이해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입장 표명은 최근 여야 중진 의원들과의 비공개 골프 회동에서 임기 단축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초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등 여야 중진 의원들과 골프 회동을 했고, 이 자리에서 "내 임기를 단축해서라도 개헌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이나 구체적인 발언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개헌을 둘러싼 불필요한 오해와 확대 해석을 차단하기 위해 이 대통령이 직접 개헌 원칙을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사이트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정책 대전환을 위한 청년정책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8.14 / 뉴스1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제왕적 대통령 중심제가 가진 문제점에 공감하고 있다"며 "국회 권한이 강화된 4년 중임 대통령제가 국민적 수용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헌 추진 방식에 대해서는 "헌법 개정에는 국회의원 200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국회에서 논의하고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야 합의를 통해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원칙이고, 대통령도 이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며 "이번에 다시 한번 그 원칙을 확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계를 중임제 대통령제로 보완하겠다는 것이므로, 내각제는 아니다"라며 "분권형 대통령제 등을 특정하거나 지칭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개헌은 이재명 정부의 '1호 국정과제'다. 임기 초 국정기획위원회는 개헌 내용으로 4년 연임제와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포함한 바 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국의 정치 지형상 권력구조 개헌을 곧바로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비상계엄 요건 강화,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등 여야 합의가 가능한 사안부터 부분적·순차적으로 개헌하는 방안에 무게를 둬왔다.


청와대가 이 대통령이 구상하는 권력구조 개편 방향을 공개한 데 이어 이 대통령도 직접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개헌 논의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