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9일(수)

"매출 줄였더니 회사가 살아났다?"...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에서 바꾼 것들

남양유업의 지난해 매출은 9141억원으로 전년보다 4.1% 줄었다. 그런데 영업손익은 반대로 움직였다.


2024년 9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남양유업은 지난해 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20년 이후 처음 연간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줄었는데 회사에 남는 돈은 늘어난 셈이다.


변화는 2024년 한앤컴퍼니가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시작됐다. 


남양유업 본사 전경 / 남양유업남양유업 본사 전경 / 남양유업


60년 가까이 이어진 오너 경영이 끝난 뒤 남양유업은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과 경영 효율을 먼저 챙기는 방향으로 체질을 바꾸기 시작했다.


매출 1조원보다 '돈 남는 회사' 먼저


가장 먼저 손댄 것은 회사가 움직이는 방식이었다. 


남양유업은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 이사회의 감독 기능과 경영진의 집행 기능을 분리했다. 핵심성과지표(KPI)를 다시 짜고 성과와 보상을 연결하는 한편 직급 체계를 단순화하는 등 조직 운영 방식도 손질했다.


사업에서는 저수익 제품과 비핵심 영역을 정리했다. 


한앤컴퍼니 한온시스템 투자금 회수 눈앞, 업황 탓 주가 하락은 아쉬워한앤컴퍼니 로고


일치프리아니와 오스테리아 스테쏘 등 외식 브랜드의 영업을 종료하고 백미당은 별도 법인으로 분리했다. 고정비와 유통 구조를 조정하고 생산·물류 효율화도 병행했다.


결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매출은 2023년 9968억원에서 2024년 9528억원, 지난해 9141억원으로 감소했지만, 2023년 723억원에 달했던 영업적자는 2024년 98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52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수익성이 낮더라도 매출 규모를 유지하던 기존 경영 방식을 걷어내고, 외형보다 수익성과 경영 효율을 우선하는 구조로 체질을 바꾼 것이다. 


잘라낸 자리에는 테이크핏·초코에몽·수출


남양유업의 초코우유 ‘초코에몽’.초코에몽 / 남양유업


비효율을 걷어낸 뒤에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분야가 단백질 음료 '테이크핏'과 초코에몽 등 가공유, 커피다.


테이크핏 관련 제품군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6.1% 증가했다. 프렌치카페와 루카스나인 등 커피믹스 매출도 11.5% 늘었다.


이 같은 변화는 매출 구성에서도 나타났다. 남양유업 전체 매출에서 우유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54.4%에서 올해 48.9%로 낮아진 반면, 초코에몽과 테이크핏 등이 포함된 기타 제품군은 24.3%에서 29.2%로 커졌다.


유통 채널도 넓어졌다. 프랜차이즈 카페와 급식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B2B 채널 매출은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11% 증가했다.


해외 매출 역시 올해 상반기 46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0%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4.5%에서 9.6%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기존 우유 중심의 내수 사업에서 벗어나 제품과 판매처를 동시에 다변화하는 전략이 숫자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image.png테이크핏 / 남양유업


올해는 매출도 다시 늘기 시작했다


남양유업은 올해 들어 외형까지 다시 키우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48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영업이익은 18억원으로 79.5% 늘었다. 


2분기만 보면 매출은 11.2%, 영업이익은 38.1% 증가했다.


지난 2년간의 변화가 비효율을 걷어내고 흑자 기반을 만드는 과정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다시 성장하는 단계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경영 정상화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준법 전담 조직과 외부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운영하고 품질 관리 체계에 외부 검증 기준을 확대하는 한편,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아직 영업이익률 자체는 높은 수준이 아니지만 방향성은 뚜렷하다. 


남양유업이 베트남 전역의 16만 개 소매처 확보를 위해 현지 최대 유통 기업 ‘푸타이 그룹(PHU THAI)’과 K-분유 수출 확대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모습. (...남양유업이 베트남 전역의 16만 개 소매처 확보를 위해 현지 최대 유통 기업 ‘푸타이 그룹(PHU THAI)’과 K-분유 수출 확대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모습 / 남양유업


저출생과 우유 소비 감소라는 국내 유업 시장의 구조적 한계 속에서도 수출과 B2B, 단백질·가공유·커피 등 성장 사업을 키우며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이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가며 외형 성장과 영업이익 확대를 동시에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