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시인선이 251번째 시집으로 정끝별 시인의 '반려 별자리'를 선보인다. 정끝별 시인은 '은는이가',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에 이어 세 번째 시인선을 문학동네를 통해 출간하며 시적 변화를 펼쳐 보인다.
정끝별 시인의 시세계는 시집마다 뚜렷한 진화를 보여왔다. 첫 시집 '은는이가'는 아버지를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핵심 정서로 담았다. 두 번째 시집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는 라임과 애너그램을 자유롭게 구사하며 언어유희의 장을 펼쳤다.
이번 신작 '반려 별자리'는 '엄마'라는 존재의 시작과 이별을 시로 풀어내며, 시인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사진 제공 = 문학동네
해설을 쓴 양경언은 이 시집을 "나 자신도 모르는 나의 '시작' 순간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당신, 엄마를 기리는 애도 작업"이자 "그러므로 가장 나다운 자리를 찾기 위해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행위"로 해석했다. 시인은 엄마와 딸의 관계를 포개놓으며 애틋하고 서럽고 사랑하는 두 삶을 하나의 생으로 담담하게 그려낸다.
'반려 별자리'에는 정끝별 특유의 새뜻하고 따뜻한 이미지가 유머와 말놀이로 옷을 입고 나타난다. 시인의 탁월한 언어 감각과 신선한 상상력, 명랑함 뒤에 숨은 비애가 낱낱의 별이 되어 시집을 수놓는다. 39년 차 시인의 빛나는 시력과 생의 궤적 같은 성좌를 이 고요한 서정의 밤하늘에서 만날 수 있다.
시집 전반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죽음'이다. 특히 '엄마'의 죽음은 다양한 이야기로 변주된다.
작별의 길로 쓸쓸히 두 발로 걸어들어가는 '반려 별자리'는 명확한 답 대신 시적 태도와 언어로 삶을 대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엄마 집을 다녀오다'에서 시작해 '사전장례식'으로 마무리되는 구성은 이 시집이 상실의 아픔을 넘어 인생 전체를 아우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설은 이 시집을 "엄마 삶의 챕터가 마무리된 자리에서 시작(始作)되는 딸의 생이 아니라, 언제까지나 엄마의 삶과 더불어 살아가야만 잘 살아 있고자 하는 욕망을 유지시킬 수 있는 딸의 이야기"로 풀이한다. 이는 화자가 "엄마 집"으로 향하는 길목처럼 굽이굽이 생(生)의 길을 따라 시집을 가로지른다.
길의 끝 '장례식'에 다다른 화자는 자신의 마지막을 계획한다. '사전' 장례식이라는 설정은 기나긴 여정 동안 슬픔 속에서도 단단해진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동시에 '반려 별자리'를 통과해 끝에 다다른 독자들에게 건네는 위로가 된다. 자신의 죽음 앞에서도 기꺼이 고개를 끄덕이며 죽음을 준비하는 이 굳센 마음은 무엇일까.
해설은 "머나먼 빛의 발신처를 받들기 위해 지상에 발자국을 차곡차곡 남기다보면, 이 역시도 별자리의 한 획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시인이 오래도록 벼려온 감각으로 꾸린 언어는 그의 시를 입에서 입으로 노래하게 만든다. 독자들은 시를 읽고 부르며 삶의 무심함과 쓸쓸함을 달랠 수 있다. 슬픔을 반려로 둔 채 반짝임에 기대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