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크윈 품은 김승연, KAI 15.89% 만든 김동관...한화 부자의 '하늘' 12년
2014년 삼성 방산 빅딜로 항공엔진·전자 확보...함께 넘어온 KAI 10%는 2018년 전량 처분
2021년 스페이스허브 맡은 김동관...다시 사들인 KAI 지분 15.89%,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로
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이 15.89%까지 올라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014년 삼성테크윈을 인수하면서 손에 넣었던 KAI 지분은 10%였다. 2018년 전량 처분해 한때 0%가 됐지만, 김동관 수석부회장이 방산·우주항공 사업을 맡은 지금 한화는 당시보다 5.89%포인트 많은 지분을 다시 확보했다.
한화 김승연, 장남 김동관과 한화오션 R&D거점 방문…초격차 기술 강조 재계 산업 기사본문 - 신아일보
한화시스템은 지난 10일 4998억5077만원 규모의 KAI 주식 매입을 마쳤다. 계열사별 지분율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 한화시스템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1.01%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튿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김 회장이 삼성 방산 계열사를 품은 건 12년 전이다. 2014년 11월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84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삼성테크윈이 보유한 삼성탈레스 지분 50%와 공동경영권도 거래에 포함됐다. 김 회장은 인수 결정 뒤 주요 계열사 사장들에게 "한국의 록히드마틴으로 키웁시다"라고 말했다.
삼성테크윈과 함께 온 KAI 10%...4년 뒤 모두 팔았다
삼성테크윈의 항공엔진 사업과 삼성탈레스의 레이더·항공전자 사업은 한화로 넘어왔다. 삼성테크윈이 보유하던 KAI 지분 10%도 함께 따라왔다.
삼성테크윈은 이후 한화테크윈을 거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됐다. 삼성탈레스는 한화탈레스를 거쳐 한화시스템으로 이름을 바꿨다. 지금 KAI 지분을 가장 많이 들고 있는 한화 계열사 두 곳이다.
한화 김승연 회장, 제주우주센터 첫 현장경영 의미는
KAI 지분은 오래 남지 않았다. 한화테크윈은 2016년 1월 4.01%를 먼저 팔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8년 7월 남아 있던 5.99%도 전량 처분했다. 삼성테크윈 인수와 함께 들어왔던 KAI 지분 10%는 4년 만에 모두 빠져나갔다.
한화가 우주항공 사업의 판을 다시 넓힌 것은 그로부터 3년 뒤다. 2021년 3월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 등에 흩어져 있던 우주 사업을 묶어 '스페이스허브'를 출범시켰다. 첫 팀장은 당시 김동관 사장이 맡았다.
김 수석부회장은 당시 "엔지니어들과 함께 우주로 가는 지름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현재 KAI 지분 9.90%를 보유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다시 사들인 KAI...4.99%에서 15.89%까지
한화가 KAI 주식을 다시 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한화시스템이 약 599억원을 들여 지분 0.58%를 확보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장내 매수분까지 합치면서 올해 3월 그룹 합산 지분율은 4.99%가 됐다.
5월 4일에는 10만주를 더 사들여 5.09%로 높였다. 보유 목적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같은 날 연말까지 5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매입 속도는 빨랐다. 그룹 지분율은 6월 16일 9.04%로 올라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다시 5000억원 규모의 매입을 결정했고, 22일 만인 7월 8일 331만8057주를 4998억7399만원에 사들였다. 그룹 지분율은 12.44%가 됐다.
사진=한화그룹
같은 날 한화시스템이 세 번째 5000억원 규모 매입을 결정했다. 취득 기한은 올해 말까지였지만 실제 매입은 33일 만에 끝났다. 336만3353주를 4998억5077만원에 사들이면서 한화시스템 지분율은 1.53%에서 4.98%로 높아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쥔 KAI 지분만 14.88%다. 12년 전 김 회장이 인수한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의 후신이 다시 KAI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의 1.01%를 더하면 그룹 지분율은 15.89%다.
2014년 10%였던 숫자는 2018년 0%가 됐다가 2026년 15.89%로 커졌다.
10% 넘어선 15.89%...다음 숫자는 아직 없다
한화의 KAI 지분율은 15.89%까지 올라갔다. 2014년 삼성테크윈 인수 당시 보유했던 10%를 이미 넘어섰다. 보유 목적은 지난 5월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뀌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서도 제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KAI 최대주주는 지분 26.41%를 보유한 한국수출입은행이다. 한화와의 격차는 10.52%포인트다. 정부와 수출입은행은 KAI 매각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김동관 수석부회장이 방산·우주항공 사업을 맡은 뒤 한화는 한때 모두 처분했던 KAI 지분을 다시 확보했고, 과거 보유 수준까지 넘어섰다. 당초 연말까지 예정했던 세 차례 5000억원 규모 매입도 잇달아 조기에 마무리됐다.
김승연 회장이 삼성테크윈을 품은 지 12년. 당시 함께 들어왔던 KAI 지분 10%는 사라졌다가 김동관 체제에서 15.89%로 돌아왔다. 한화가 아직 공개하지 않은 것은 '그 다음 숫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