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9일(수)

폭염에 단 한 번만 노출되더라도 6개월 늙는다... 기후위기가 당긴 '노화 시계'

극심한 폭염에 단 한 번만 노출되더라도 사람의 생물학적 나이가 6개월 넘게 급격히 늙어간다는 실증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폭염이 온열질환이나 인명 피해를 일으키는 수준을 넘어 체내 대사 균형을 파괴해 신체 노화를 시계 바늘처럼 당긴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중국 저장대학교 연구진은 학술지 '사이보그와 생체공학 시스템(Cyborg and Bionic Systems)'을 통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폭염 노출과 생물학적 노화 속도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origin_뜨거운서울50도향하는온도계.jpg뉴스1


연구진은 45세 이상 참가자 2,318명의 혈청 크레아티닌, 당화혈색소, 총콜레스테롤, C-반응성 단백질 등 8가지 생체 지표를 추적하며 폭염 노출 빈도에 따른 체내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했다.


분석 결과, 조사 대상자의 58.8%가 4년의 관찰 기간 동안 실질적인 생물학적 노화 가속을 경험했다. 


특히 기상 데이터 상위 2.5%에 달하는 극심한 체감온도가 4일 이상 지속되는 '최강 폭염'에 노출될 때마다 신체 생물학적 나이는 0.531년(약 6.4개월)씩 증가했다. 


폭염 지속 일수가 하루 늘어날 때마다 노화 지수도 0.057년씩 꾸준히 누적됐다.


이러한 최강 폭염 조건은 국내 기상 상황과도 밀접하게 맞물린다. 전국 각지에서 연일 40도 안팎을 기록하며 역대 최악의 기온을 경신한 국내 여름 기후 역시 생물학적 노화를 촉진하는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9920lj9vspc6kq6m376f.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폭염으로 인한 신체 노화는 거주 여건과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상이한 양상을 보였다. 


체질량지수(BMI) 23kg/m² 이상의 과체중군, 인구 밀집과 도시열섬 현상이 심한 도심 거주자, 고온다습한 아열대 기후 지역 거주자일수록 노화 가속화 지표가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다. 


과체중의 경우 체온 조절 과정에서 심혈관계에 가해지는 물리적 부담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폭염이 체내 지질과 포도당 대사 체계를 교란해 노화를 가속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폭염 노출군은 혈중 총콜레스테롤과 당화혈색소 수치가 동시에 상승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함께 진행된 고령 생쥐 실험에서도 폭염에 노출된 개체의 간 조직 내 인슐린 저항성 및 지질 대사 관련 유전자 29개의 발현이 변형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bbbb.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고온 환경이 장기 기능 저하와 생체 대사 불균형을 유발하는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저장대 연구진은 고온다습한 기후 변화가 치명적인 환경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기후 위기 상황 속에서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체계적인 보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