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담보로 받은 증권담보대출이 5개월 만에 5682억원 늘어 2조9000억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1조8283억원, 전체의 63.0%가 60대 이상 차주의 대출 잔액이었다.
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0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SK스퀘어·삼성전자우·삼성전기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을 담보로 실행한 증권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5월 말 기준 2조9027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2조3345억원에서 5개월 만에 24.3% 증가했다. 증가액만 5682억원이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1조828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50대도 5933억원으로 전체의 20.4%를 차지했다. 50대 이상을 합치면 2조4216억원으로 전체 대출 잔액의 83.4%에 달한다.
40대의 대출 잔액은 3385억원, 30대는 956억원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대형주를 담보로 자금을 빌린 금액 상당 부분이 은퇴를 앞뒀거나 이미 은퇴 연령에 들어선 투자자에게 몰린 셈이다.
증권담보대출은 담보로 맡긴 주식 가격이 떨어져 증권사가 정한 담보유지비율을 밑돌면 차주가 현금이나 주식을 추가로 넣어 비율을 맞춰야 한다. 이를 채우지 못하면 증권사는 담보 주식을 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
주가 하락 폭이 커질수록 기존 투자 손실에 추가담보 부담이 겹치는 구조다. 특히 이번 자료에서 60대 이상 비중이 63%에 달한 만큼 대형주 조정이 장기화할 경우 고령층 차주의 담보부족 위험도 커질 수 있다.
대출받은 자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는 이번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담보대출금을 다시 주식 매수에 투입했다면 주가 하락 때 보유주식 손실과 담보가치 하락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개인의 주식 차입 규모도 이미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개인 레버리지 주식투자 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서 신용융자와 증권담보대출을 이용한 개인 차입 투자가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르렀다고 분석한 바 있다. 주가가 급락할 경우 담보 부족에 따른 반대매매가 한꺼번에 나오면서 매도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종욱 의원은 "증시 과열기에 쌓인 차입 투자 여파가 고령층과 청년층 등 취약 차주에게 먼저 작용하고 있다"며 "개인 차입 투자의 부실이 가계부채 문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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