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8일(토)

'장윤기 사건' 피해자 돕다 중상 입은 고교생, 81일 만에 의상자 인정

타인을 구하려다 흉기에 찔려 전치 4주 부상을 입은 고등학생이 사건 발생 81일 만에 의상자로 인정받았다. 의상자 신청 후에도 52일이 걸린 것으로 나타나 심사 기간 지연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지난 7일 보건복지부 의사상자심사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달 24일 고등학생 A군이 의상자(9급)로 인정됐다.


A군은 지난 5월 5일 새벽 전남 광주시 광산구 월계동 거리에서 여고생의 비명소리를 듣고 구조에 나섰다가 장윤기가 휘두른 흉기에 손과 목 부위를 다쳤다. A군은 6월 2일 광주 광산구청이 직권으로 의상자 신청을 했지만, 최종 인정까지는 52일이 더 소요됐다.


현행법에 따르면 직무와 무관하게 타인의 생명·신체·재산을 구하다 부상당한 이들을 의상자로 인정하고 의료급여와 보상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장.jpg장윤기 / 뉴스1


그러나 의료급여를 포함한 대다수 지원은 의사상자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의상자로 인정된 뒤에야 가능하다.


이에 따라 구조 중 중상을 입어 수술이나 장기치료가 필요해도 심사 기간엔 본인과 가족이 치료비를 먼저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우면 치료가 지연되거나 중단될 수 있지만, 현행법엔 인정 전 긴급 의료비 지원 근거가 없다.


의사상자 인정 심사 기간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최근 4년간 평균 심사 기간을 보면 2022년 20.8일(26건), 2023년 28.2일(35건), 2024년 50.4일(30건), 2025년 52.9일(30건)로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해 심사 건수는 2022년 대비 4건 늘었지만 심사 기간은 약 2.5배 길어졌다.


법에 따르면 의상자 인정 여부 결정까지 신청일로부터 최대 90일이 걸릴 수 있다. 구조 행위의 사실관계와 의상자 해당 여부를 꼼꼼히 심사해야 하더라도, 그 기간 긴급 치료까지 미뤄져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 의원은 이날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타인을 구하다 부상당한 이가 의상자 인정 심사를 기다리는 중에도 긴급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인정 신청자가 구조 행위로 부상당했다고 볼 상당한 개연성이 있고 긴급 치료가 필요한 경우, 최종 인정 결정 이전에도 의료비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받도록 했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받거나 실제 치료비보다 많은 금액을 받은 경우 해당 금액을 환수하도록 해 제도 오남용 방지 장치도 마련했다.


권 의원은 "인정 심사는 엄정하게 진행하되, 생명과 직결된 긴급 치료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책임져야 한다"며 "개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