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6일(목)

4시간 동안 '매미 소리' 들은 10대 소년, 청력 손상 입어

아무런 방음 장비 없이 매미 떼 합창을 4시간 동안 들은 10대 소년이 청력을 잃을 뻔한 사건이 알려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5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동부 저장성 닝보에 거주하는 18세 소년 양 모 군은 최근 숲으로 캠핑을 갔다가 뜻밖의 사고를 당했다. 울창한 수목 사이에 자리를 잡은 그는 정오 무렵부터 아무런 방음 장비 없이 약 4시간 동안 매미 떼가 내는 고음의 울음소리에 그대로 노출됐다.


당일 저녁이 되자 양 군의 귀에는 부종과 함께 꽉 찬 듯한 먹먹한 느낌이 찾아왔고, 새소리나 휴대전화 알림음 같은 고음역대의 소리를 식별하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났다.


Boy_amidst_trees_cicadas_202608061525.jpe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닝보대학교 제1부속병원 이비인후과를 찾은 양 군은 소음 노출에 따른 일시적 청력 손상 진단을 받았다. 이후 14일간 소음을 엄격히 차단하고 적절한 치료와 휴식을 병행한 끝에 가까스로 청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이 사례는 자연의 소리가 신체에 무해하다는 일반적인 통념을 깨뜨리며 SNS에서 45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전문가들은 매미의 소음이 개별 개체일 때와 군집을 이뤘을 때 완전히 다른 위협으로 다가온다고 경고한다. 닝보대학교 제1부속병원 이비인후과 리지 박사는 매년 여름 매미 소리로 인한 청각 이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리 박사는 매미 한 마리가 내는 소리 크기는 약 70데시벨(dB) 수준으로 인체에 큰 무리를 주지 않지만, 수많은 매미가 무리를 지어 울어대는 '합창' 상태에 도달하면 소음 수준이 85데시벨을 손쉽게 넘어선다고 설명했다. 85데시벨은 의학적으로 소음성 난청과 청각 손상이 시작되는 위험 기준점이다.


사람의 내이 속에 위치한 달팽이관의 유모세포는 짧은 시간이라도 강렬한 소음에 노출되면 자극을 받아 부어오르게 된다. 초기 단계에서는 소음 환경에서 벗어나 1~2주 정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부종이 가라앉으며 청력이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고농도 소음 자극이 장기간 지속되어 유모세포가 파괴되거나 괴사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한 번 손상된 유모세포는 다시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이때 발생하는 청력 손상은 영구적이고 돌이킬 수 없으며, 평생 보청기 등 보조 기구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실제로 리 박사는 12년 동안 정원사로 일하며 매년 여름철마다 장시간 매미 소음에 노출되어 온 60대 류 모 씨의 사례를 언급했다. 류 씨는 귀에서 지속적인 이명이 발생하고 여성의 목소리나 낮은 톤의 대화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증상을 호소했으나, 이미 유모세포의 손상이 심각해 영구적인 청력 상실 판정을 받았다.


Boy_getting_hearing_test_clinic_202608061527.jpe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자연의 소리는 무조건 몸과 마음을 치유해 줄 것이라 믿었던 누리꾼들은 이번 사건에 큰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휴식과 힐링의 공간이라 여겼던 여름 숲속이 뜻밖의 신체적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시골 어르신들의 난청 원인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는 의견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