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폭염 속에서 지구상에서 14년 만에 가장 낮은 기온이 측정됐다. 북반구는 전례 없는 더위와 산불로 신음하는 반면, 남극 대륙 한복판에서는 영하 84도를 밑도는 기극강의 추위가 관측되며 기후 변화의 극단적 양상이 드러났다.
3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남극 콘코디아 기지는 지난달 18일 오전 6시 25분과 6시 34분 두 차례에 걸쳐 영하 84.1도(화씨 -119.4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2년 러시아 보스토크 기지에서 영하 84.2도가 측정된 이후 지구상에서 관측된 가장 낮은 기온이다.
해발 3200미터 높이에 위치한 콘코디아 기지는 해안선에서 1000킬로미터 떨어진 고립 지역이다. 겨울철에는 수개월 동안 일조량이 전혀 없고 구름 없는 맑은 하늘을 통해 지표면의 열이 우주로 빠져나가면서 극단적인 저온 현상이 발생한다.
남극 콩고르디아 연구기지 / explorationscience.esa 홈페이지
콘코디아 기지 책임자인 가브리엘 카루가티는 맑은 날씨와 구름 부재로 열이 우주로 계속 방출되면서 기온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록은 남극 기상이 여전히 얼마나 변동성이 큰지 보여주는 사례다.
역대 남극 기온 기록을 살펴보면 콘코디아 기지의 자체 최저 기온은 지난 2010년 겨울 기록한 영하 84.7도다.
지구 역사상 최저 기온 기록은 지난 1983년 7월 보스토크 기지에서 측정된 영하 89.2도다. 위성 데이터 분석 결과 동남극의 일부 웅덩이 지형에서는 기온이 영하 97.7도까지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극지방의 혹한은 현재 폭염과 산불로 고통받는 북반구의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더욱이 남극 대륙 내부에서도 지역별 기후 불균형이 심화되는 추세다. 지난달 남극 북부 트리니티 반도의 에스페란사 기지는 겨울철 역대 최고 기온인 영상 15.4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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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학자들은 극단적인 한파 기록이 지구 온난화의 후퇴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카루가티 책임자는 기후 변화는 장기적인 지구적 추세를 나타내는 반면 단일 기상 현상은 예외적인 추위를 불러올 수 있다며 남극은 복잡한 대기 과정의 영향을 받으므로 특정 지역의 극단적 저온이 온난화라는 큰 흐름을 뒤집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해수면 상승과 오션 히팅으로 인해 남극 하부 빙붕이 지속적으로 녹아내리고 있으며, 이러한 기후 불균형이 글로벌 기상 이변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