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를 수행했던 감사관의 육아휴직 신청을 거부했다. 해당 감사관은 군사기밀 누설 혐의로 고발된 상태로, 영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을 앞둔 시점에 육아휴직을 신청했으나 감사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전 정권 감사를 수행한 공직자에 대한 표적 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8일 감사원과 정치권에 따르면 감사원은 A 감사관이 신청한 올해 말까지의 육아휴직을 17일까지로 제한했다.
A 감사관은 문재인 정부 당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왜곡 의혹 감사에 참여했던 실무 감사관이다. 그는 2024년 8월 공무원 국외 장기훈련 제도를 이용해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으며, 지난달 30일 유학 휴직이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귀국을 앞두고 영국에 체류 중인 자녀를 돌보겠다며 6개월의 육아휴직을 추가로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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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측은 국가공무원법상 육아휴직 사용 요건인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필요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주목적이 육아가 아닌 조사·수사 회피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 감사관은 지난해 11월 군사기밀 보호법상 군사기밀 누설 혐의로 경찰에 고발된 바 있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운영 쇄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서해 사건 감사 과정을 다시 살폈고, 같은 해 11월 군사기밀이 적절한 보안 절차 없이 공개됐다는 이유로 A 감사관 등 7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감사원은 A 감사관이 해외에 머문 탓에 경찰이 두 차례 서면조사를 진행했으며, 현재 추가 대면조사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 내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후속 조치 TF 역시 A 감사관을 상대로 확인할 사안이 있지만 조사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A 감사관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한 감사도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현재 감사원 자체 TF의 조사 대상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감사원의 이번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번 육아휴직 불허가 이재명 정부의 지시나 외압에 따른 것이라면 국가 시스템을 사적으로 악용한 국정농단이자 표적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전 정권 감사를 수행했다는 이유로 공직자를 압박하고 자녀 양육까지 사실상 볼모로 삼는 것은 공직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며, "피감기관이 같은 조치를 했다면 감사원이 부당한 인사 조치라며 즉각 감사에 나섰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육아휴직은 기관장이 임의로 거부할 수 없는 의무 사항"이라며 "정당하게 직무를 수행한 공직자들이 정권의 보복 정치에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이번 사태의 진상을 끝까지 규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감사원의 결정을 두고 정권 교체 이후 전 정부 관련 감사를 수행한 공직자들에 대한 후속 조치가 적절한지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