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논란의 중심에 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폐지 주장을 일축했다. 이미 10조원 규모로 형성된 시장에서 상장 폐지는 오히려 더 큰 충격을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신 최근 발표한 보완대책으로 시장 변동성을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9일 김 실장은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이미 투자자들이 투자하고 있고 상품 규모도 10조원 이상 형성돼 있다"며 "상장 폐지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상장 폐지를 단행할 경우 그 자체가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쏟아질 매물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루 주가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고위험 상품으로, 출시 이후 특정 대형주에 거래가 집중되면서 현물 주가와 전체 지수의 변동성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금융당국은 최근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거쳐 보완대책을 내놨다. 다음 달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매매 시 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하고, 오는 11월부터는 한 번 매수할 때 최소 매수 단위를 20주로 늘린다. 투자유의종목 지정절차도 3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하고, 의무 교육 시간은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어난다.
김 실장은 이에 대해 "당국이 많은 논의를 해 시장에서 제기됐던 문제들을 상당 폭 수용한 것"이라며 "시행되면 그동안 지적됐던 문제와 부작용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김 실장은 "레버리지 ETF 상품은 하락기에 영향력이 두 배로 커지는 측면이 있다"며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추가적인 방법을 당국, 자산운용사, 증권사와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장 마감 직전의 변동성 확대와 괴리율 문제를 지적하며 "괴리율을 맞추기 위한 매도 부담을 적정화할 방법을 더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업무보고에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에게 보완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 / 뉴스1
김 실장은 이날 부동산 시장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최근 매매·전세·월세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강세' 현상과 관련해 "참 많은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부동산 수급이나 여러 요건이 굉장히 녹록지 않아 무겁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단기간 효과를 내기 위해 "비아파트 매입 임대와 민간 오피스텔 공급, 3기 신도시 내 주택 용도 변경 등 단기간 효과를 낼 수 있는 공급 물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개발·재건축은 단기 공급 확보의 만능 키가 아니라고 선을 그은 김 실장은, 서울 준공업지역 주택 공급을 위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따로 만날 약속을 잡아두었다고 전했다.
부동산 세제 개편에 대해서는 다주택자와 1주택자, 실거주 여부를 차등 적용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보유세 인상 시 양도세 인하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그런 측면을 감안하고 있다"면서도 일률적인 적용보다는 매도 시기 등을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외에도 대미 투자 프로젝트가 적정한 스케줄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청년 노동시장 진입을 돕는 'K-뉴딜 아카데미' 도입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