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SNS 게시물을 1000분의 1초 먼저 받아보는 데 월 1억 5000만 원을 내야 하는 시대가 열렸다. 현직 대통령이 운영하는 기업이 자신의 발언을 상품화하면서 금융시장에 전례 없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루스소셜을 운영하는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그룹(TMTG)이 '트루스 API' 서비스를 다음 달부터 판매한다고 보도했다.
이 서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이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기 전, 유료 가입자에게 1000분의 1초 단위로 먼저 전달하는 구조다. 월 이용료는 최대 10만 달러(한화 약 1억 5000만 원)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7월 16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금융시장에서 정보는 곧 돈이다. 특히 초단타 매매를 하는 헤지펀드와 알고리즘 트레이딩 업체들은 수천 분의 1초 차이로 수익과 손실이 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이나 금리, 외교 현안 등 시장 민감 사안을 트루스소셜에 먼저 공개하는 경우가 많아, 금융회사들은 이 서비스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TMTG의 임시 최고경영자 케빈 맥건은 "시장은 이미 트루스소셜 게시물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트루스 API가 회사의 의미 있는 수익원이 돼 주주들에게 장기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약 13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행정부 각료들도 이 플랫폼을 활발히 사용하고 있다.
월 10만 달러라는 가격은 월가에서도 이례적으로 비싼 수준이다. 그러나 한 헤지펀드 관계자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돈을 낼 것"이라며 "뉴스를 조금이라도 늦게 접하면 시장에서 크게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관세 관련 발언이 올라올 때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큰 변동을 겪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계정 캡처
이번 서비스 출시는 TMTG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나왔다. 회사 주가는 지난 16일 9.4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으며, 지난해 3월 기록한 고점 대비 약 85% 하락한 상태다.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발언권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선택한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해충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TMTG 지분 약 41%를 보유하고 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재임 중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기업 지분을 처분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미디어 지분을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암호화폐와 부동산 사업에도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공개된 재정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올해 소득은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22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 전례 없는 규모의 부를 축적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대통령과 연관된 기업에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TMTG 측은 트루스 API의 최종 가격과 서비스 출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월 수십만 달러 수준으로 잠재 고객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서비스가 본격화될 경우 윤리적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