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권 경쟁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를 향해 24년 전 '후보단일화협의회(후단협)' 사태를 언급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12일 정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최악의 자기 정치는 선거 때 탈당해서 남의 당 후보를 돕는 구태 정치"라고 직격했다. 이는 김 전 총리가 먼저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정 전 대표를 공격한 것에 대한 반격이다.
정 전 대표는 "나는 억울한 컷오프로 공천 탈락했어도 당의 승리를 위해 더컸유세단을 이끌며 뛰었다"며 "선당후사했다. 누가 자기 정치를 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는 2002년 대선 당시 김 전 총리가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해 정몽준 후보 진영에 합류했던 일을 거론한 것이다.
당시 후단협 사태는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일부 세력이 정몽준 후보로의 단일화를 요구하며 노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던 민주당 내 분열 사건이다. 김 전 총리는 당시 정 후보가 이끌던 국민통합21에 합류했다. 정 전 대표는 당을 배신한 과거를 가진 인물이 '자기 정치'를 운운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입장이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7.8 / 뉴스1
앞서 김 전 총리는 지난 6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정 전 대표를 겨냥해 "지난 1년, 자기 정치의 폐해가 당과 당정 협력을 혼선에 빠뜨렸다"며 "자기 정치할 시간이 아니다"라고 연일 비판해 왔다.
이에 정 전 대표는 지난 7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정에만 전념해야 할 정부 측 고위 관료 현직 국무총리가 TPO에 맞지 않게 '당대표 로망' 발언을 함으로써 평지풍파를 일으킨 것이 대표적 자기정치 사례"라고 맞받았다. 김 전 총리가 총리직을 유지하면서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드러낸 것 자체가 자기 정치라는 주장이다.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두 후보 간의 설전은 격화되고 있다. 정 전 대표는 과거 당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하며 김 전 총리의 탈당 이력을 공격 카드로 꺼내 들었고, 김 전 총리는 정 전 대표의 최근 당 운영 방식을 문제 삼으며 변화를 강조하는 구도다.
정 전 대표는 이날 당 대표 선출 방식인 선호투표제 도입에 대해 우려하는 내용의 언론사 만평을 공유하며 "두들겨 맞으면 많이 아프다. 잘 견뎌보겠다"고 언급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10일 전북 전주시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에서 열린 제3차 상무위원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7.10 / 뉴스1
한편 정 전 대표는 최근 전북 완주군에 있는 어머니 생가를 방문한 소식을 전하며 "뿌리를 찾아서 근본을 생각한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 민주당의 뿌리를 되새긴다"고 적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의 계승성을 생각한다"며 민주당 정통성을 강조했다. 이어 "뿌리를 자르고 꽃을 피울 수는 없다. 피로 쓴 역사를 혀로 지울 수 없듯이 민주당 정부의 역사를 분열로 혼란에 빠뜨릴 수는 없다"며 "뿌리의 부정은 꽃을 시들게 한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하여 단합하자"고 호소했다.
두 후보의 공방은 당 대표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과거 이력과 최근 행보를 둘러싼 상호 비판이 이번 당권 레이스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