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5일(일)

태영호 전 의원 장남, '국회의원 아빠' 내세워 14억대 코인 사기... 9억 손배 확정

태영호 전 국회의원의 장남 태모씨가 아버지의 지위를 악용해 14억원대 가상자산 사기를 저지른 사건에서 피해자에게 약 9억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5일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부장 김석범)는 피해자 A씨가 태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지난달 4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태씨에게 8억 6797만 3981원을 A씨에게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 금액은 A씨가 투자한 돈 중 이미 이자 명목으로 받은 금액을 뺀 전액이다.


origin_국회외통위출석한태영호사무처장.jpg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태씨는 지인 7명을 상대로 가상자산 투자를 미끼로 약 14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김주현)는 지난 5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를 적용해 태씨를 구속 기소했다. 현재 태씨는 구속 상태로 형사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보면, 태씨는 지난 2024년 5월께 가상자산 환전 사업으로 이자 수익을 제공하겠다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태씨는 투자금을 받고도 실제로는 가상자산에 투자하지 않고 편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이 투자 진행 여부를 의심하자 태씨는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을 적극 활용했다.


태씨는 가족관계증명서와 가족사진을 보여주며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으려 했다. A씨가 의심을 표하자 "제가 해결해보겠다", "자칫 터지면 저도 아빠한테 죽는다"는 말로 불안감을 잠재웠다.


태씨는 경찰과의 친분도 사기 수법으로 이용했다. A씨에게 "저희 경찰까지 다 끼고 합니다ㅋㅋ", "아까 안보과 과장님이 문제 생기면 도와준대요", "오늘 형사님 만나고 왔는데 보안적으로 무조건 해준다고 합니다", "뒤봐줄 마사대(마약범죄수사대) 형사가 깡패 다 알아요", "저희 가족이 한국 왔을 때, 우리나라에서 제일 강한 형사들이 팀이예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태씨가 경찰 수사를 받기 시작한 후에야 사기 피해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지난해 2월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태씨의 기망 행위로 인해 A씨가 착오에 빠졌다"며 "투자금 이체·전송 등 행위로 인해 손해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A씨는 태씨에게 해당 사업과 관련해 기망을 당했다"며 "투자금과 그 이자를 태씨가 배상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태씨가 항소하지 않아 지난달 24일 확정됐다.


태 전 의원은 아들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진 뒤 지난 2024년 10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맏아들 문제 때문에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