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90도로 허리를 깊이 숙였다. 두 회장이 반도체·AI 분야에 총 4,755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직후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이 기업인들에게 큰절하겠다는 것을 참모들이 가까스로 말렸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2026.6.29 / 뉴스1
이 대통령은 이날 두 회장의 투자 계획 발표가 끝난 뒤 함께 연단에 올라 "두 분을 국가 영웅 또는 국민 영웅이라고 불러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더 나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해외로 나갈 수도 있지만 우리 기업들이 국민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국가적으로 어려운 선택을 해주신 점에 대해 우리 국민들을 대표해 인사 한 번 드리겠다"며 이 회장을 향해 몸을 돌려 허리를 숙였다.
이 회장도 같은 각도로 허리를 숙여 맞절했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곧바로 최 회장에게도 90도 인사를 건넸다. 최 회장은 "네,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계획을 차질없이 수행하겠다는 의미로 손 한 번 잡아보겠다"며 두 회장의 손을 동시에 맞잡았다. 사회자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라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파이팅'을 외쳤다.
강훈식 실장은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도 오랜만에 감격하셨다"며 "기업인들에게 너무 감사해서 큰절하시겠다는 걸 참모들이 가까스로 말리며 '인사만 하시라' '큰절하면 기업인들이 욕먹을 것 같다' 이렇게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이어 "아까 대통령의 90도 인사는 진심으로 고마워서 나온 것"이라며 "일자리가 중요하고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서 대통령은 그 이상의 것도 할 각오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2026.6.29 / 뉴스1
이 대통령은 이날 보고회에서 반도체 투자의 '속도전'을 거듭 강조했다. "대한민국은 새로운 대도약의 전환점에 서 있다"며 "전 세계 경제 지형의 판이 흔들리는 승부의 시간"이라고 했다. 또 "참으로 감격스러운 순간"이라며 "감히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고 말할 수 있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이 이익을 위해 활동하기도 하지만 국가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활동할 수 있다는 점도 확실히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반도체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국가 총력 지원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메가 프로젝트 담당 인력을 배치하고 이 대통령이 수시로 보고받을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신속한 원스톱 행정 절차가 이뤄지도록 대통령이 직접 책임지겠다"고 했다. 강 실장은 "이번 3대 메가 프로젝트는 이재명 정부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사업'이자 역사적 과업"이라며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반드시 성공시킨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2026.6.29 / 뉴스1
이날 보고회에는 경제부처 장관을 비롯해 삼성전자·SK·LG전자·퓨리오사·로보티즈·HD현대로보틱스·GS·KT·한국전력공사·한국수자원공사 등 3대 메가프로젝트 관련 주요 기업인과 전문가 3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AI 등 메가 프로젝트에 2655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재용 회장은 "차기 반도체 단지로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며 충청권엔 고대역폭 메모리(HBM) 팹 투자, 영남권엔 차세대 배터리 및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를 중심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AI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약 1000조 원, 반도체 공급 확장 프로젝트에 약 110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2045년 완공할 예정이었던 용인 클러스터 계획을 12년 앞당기기로 했다"며 "D램 증산을 위해 용인에 약 600조 원, 낸드 증산을 위해 청주에 100조 원 정도 투자를 앞당기겠다"고 했다. 이어 대규모 부지·전력·용수·인력 등 제반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기대되는 서남권에 400조 원을 투자해 새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늘 광주를 시작으로 충청·영남 지역에서 릴레이 국민 보고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