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8일(일)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생명 선물한 화물차 기사... 아내 "남편도 기뻐할 것"

뇌경색으로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60대 가장이 장기와 인체조직을 기증해 4명의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송기섭씨(67)가 간, 폐, 양측 안구를 기증했다. 이와 함께 뼈와 피부 등의 인체조직을 기증해 100여 명의 회복을 도왔다.  


송씨는 지난달 25일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을 느끼며 쓰러진 뒤 병원으로 이송돼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기증자 송기섭씨./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기증자 송기섭씨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가족들은 평소 타인을 배려하던 송씨의 뜻을 존중해 기증을 결정했다. 


부인 윤안순씨는 "생전 남편이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고 늘 남을 먼저 생각하던 사람이었다"며 "장기기증을 통해 다른 이들의 삶 속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다면 남편도 기뻐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여보, 이제는 무거운 짐 내려놓고 훨훨 날아다녔으면 좋겠어요"라며 "당신은 이 세상에 없지만, 누군가는 당신의 일부를 품고 살아갈 테니 그걸 위안 삼아 살아가겠다.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송씨는 4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나 직장생활 이후 20년 동안 화물차를 운전하며 가정을 책임졌다.


최근에는 아흔이 넘은 노모를 봉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들에게는 행동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아버지였다. 


아들 송인규씨는 "아버지는 표현은 많지 않았지만, 자녀들을 세심하게 챙기고 어른들을 만나면 언제나 허리 숙여 인사하던 분이었다"며 "그런 모습을 늘 존경했다"고 전했다.


송씨는 오는 11월로 예정된 아들의 결혼식과 가을에 태어날 손주를 기다리던 중 변을 당했다.


윤씨는 "손주가 태어나면 사진을 늘 들고 다니겠다며 기뻐했는데 끝내 손주를 만나지 못하고 떠난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아들 인규씨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장 귀한 사랑을 베풀고 떠난 아버지의 아들이어서 정말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며 "많이 사랑한다"고 인사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