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모수 서울'에서 발생한 이른바 '와인 바꿔치기' 논란이 프랑스 미쉐린 본사의 공식 조사 대상이 됐다.
국내 파인다이닝 업계를 대표하는 레스토랑의 서비스 논란이 본사 품질 점검팀에까지 보고되면서 업계 전반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미쉐린 본사가 직접 조사에 착수한 만큼,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스타 등급 재평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성재 모수 오너셰프 / 뉴스1
27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미쉐린 본사는 최근 '모수 서울'의 와인 논란과 관련해 "고객 여러분이 제기한 모든 의견과 제기된 우려 사항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해당 내용을 저희 품질 점검팀과 공유했고, 이 사안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국내에서 시작된 서비스 품질 논란이 프랑스 본사의 직접 검토 단계로까지 번진 것이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모수 서울'을 방문했던 한 고객이 주문한 와인과 다른 빈티지(생산연도)의 와인을 제공받았다는 고발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생일을 맞아 '샤토 레오빌 바르통' 2000년 빈티지를 주문했으나, 실제로는 2005년 빈티지가 서빙됐다고 주장했다. 테이블에는 2000년 빈티지 병이 놓여 있었지만 정작 잔에 따라진 와인은 2005년산이었으며, 두 빈티지의 가격 차이는 약 10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고객은 와인의 맛과 향이 기대와 달라 빈티지 확인을 요청했고, 레스토랑 측은 착오를 인정하면서도 "2000년 빈티지도 맛보게 해드리겠다"는 취지로 대응했다.
고객은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에서 발생한 일이라는 점도 의문이지만 사과 없이 '맛을 보게 해드리겠다'는 식의 대응이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작성자가 공개한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오너셰프 안성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안성재는 사과문에서 "최근 저의 업장인 모수에서 발생한 미흡한 서비스로 실망을 드린 점을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특히 이번 일로 인해 저에게 큰 실망을 느끼셨을 해당 고객분들께 다시 한번 깊이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직원들과 CCTV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해당 소믈리에에 대해서는 회사 규정에 따라 경위서를 제출하도록 했고, 앞으로 고객 와인을 담당하는 소믈리에 포지션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하며 해당 직원을 소믈리에 업무에서 제외하는 인사 조치를 단행했음을 밝혔다.
이후 '모수 서울' 측은 공식 SNS에 추가 사과문을 올리고 해당 고객에게 개별 사과와 함께 식사 초대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식당 측의 사과문에는 고의성 여부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나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이 담기지 않아 누리꾼들의 비판은 계속됐다.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안성재는 지난 5월 다시 한번 SNS를 통해 "모수에 대한 무한 책임을 지는 오너 셰프로서 앞으로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초심을 잃지 않고 더욱 겸손한 자세로 고객을 맞이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하지만 이 2차 사과문을 올린 지 불과 1시간 만에 새로운 유튜브 영상이 업로드되면서 또다시 진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유튜브 채널 '셰프 안성재' 제작진은 "현재 채널의 방향성과 운영 전반 및 신중한 콘텐츠 제작을 위해 당분간 채널 재정비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운영 중단을 선언했다.
프랑스 미쉐린 본사의 조사 결과는 향후 '모수 서울'과 안성재 셰프의 브랜드 이미지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쉐린 가이드는 매년 레스토랑을 재평가하며, 서비스 품질을 핵심적인 평가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국내 파인다이닝 업계 역시 이번 사건이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전반의 신뢰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긴장 속에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