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한국전쟁 당시 김포 지역 민간인 희생 사건 유족 76명에게 국가가 총 29억여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확정했다.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부장판사 정하정)는 유족 76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원고들에게 총 29억 2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양측이 모두 항소하지 않으면서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재판부는 "군경 등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희생자들을 사망하게 해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 생명권, 적법절차에 따라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지적하며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희생자들과 그 유족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당했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다"며 "국가는 소속 공무원들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해 희생자들과 유족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한국전쟁 중 김포 지역이 인민군에게 점령됐다가 인천상륙작전 이후 수복되자 김포경찰서와 치안대는 일부 주민들을 부역 혐의가 있거나 부역 혐의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집단 살해했다.
한국전쟁 당시 자행된 김포지역 민간인 학살사건과 관련해 희생자 유해발굴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 김포시
이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23년 8월 이 사건으로 희생된 사실을 확인하는 진실규명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유족들이 갑자기 가족을 잃게 된 상실감, 사회적 편견 등으로 겪은 정신적 고통과 불이익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희생자 본인에게 1억 원, 배우자에게 5000만 원, 자녀에게 1000만 원 등으로 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