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인 일당의 80대 노인 감금·폭행 사건과 허위 실종 신고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아 석방됐다. 법원이 임 전 고문이 범행의 전모를 알지 못한 채 수동적으로 개입했다고 판단해 혐의를 방조죄로 변경하면서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무신)는 25일 위계공무집행방해 방조 혐의를 받는 임 전 고문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구속됐던 임 전 고문은 즉시 풀려나게 됐다.
재판부는 "1심은 임 전 고문이 일당과 범행을 공모하고 일당을 차에 태워 이동한 행위를 유죄로 인정했지만, 당심에서 면밀히 검토한 결과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임 전 고문에게 범행 실행의사가 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 / 뉴스1
이어 "임 전 고문이 수행한 역할은 일당 중 한 명을 10분 남짓 운전해 굴다리에 데려다 준 것"이라며 "일당들 대화내역 중 '임우재가 오기 전 상황을 종료해야해, 임우재는 할머니가 나한테 덤벼서 방어한 줄 만 알아'라는 내용도 있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임 전 고문은 범행의 전모를 명확히 인식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임 전 고문이 범행에 수동적으로 가담한 점, 허위실종신고에 가담하지는 않은 점, 범행으로 얻은 직접 이익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혐의를 위계공무집행방해 방조로 직권 변경했다.
임 전 고문은 지난해 4월 경기 연천군에서 발생한 80대 할머니 감금·폭행 사건과 관련해 경찰력을 낭비하게 만든 허위 실종 신고에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30대 남성이 자신의 할머니를 집 안에 감금하고 폭행하는 과정에서 임 전 고문의 연인인 40대 무속인이 배후에서 범행을 조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피해자가 탈출해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무속인은 피해자의 손녀를 조종해 거짓 유서를 쓰게 한 뒤 허위 실종 신고를 하도록 지시했다. 이 신고로 수십 명의 경찰관이 수색에 동원됐으나, 경찰이 CCTV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무속인이 임 전 고문과 함께 손녀를 차량에 태워 이동하는 모습을 포착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임 전 고문에 대해 "C씨의 범행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애인인 C씨의 처벌을 면하기 위해 위계공무집행방해계획에 적극 가담했다"며 "A씨 손녀를 차량에 태워 다른 피고인에게 인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시했다. 또한 "법정에 이르기까지 증거조작에 가담하고 있고 범행의 고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바 있다.
한편, 삼성그룹 평사원 출신인 임 전 고문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결혼해 화제를 모았으나 오랜 소송 끝에 2020년 이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