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5일(목)

"죄책감 내려놓으라니 실망"...유족 측, 李대통령 세월호 메시지 지적

세월호 참사 생존자의 비극적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족들의 깊은 슬픔이 계속되고 있다. 12년간 참사의 트라우마와 싸워온 생존자 A씨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4일 이재명 대통령은 공식 메시지를 통해 생존자와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 대통령은 SNS와 공식 채널을 통해 "먼저 떠난 이들을 대신해 특별하고 대단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죄책감은 내려놓으시고 사랑하는 이들과 눈앞의 소소한 행복을 누려달라"며 생존자들을 향한 위로를 표했다. 아울러 국가 차원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2차 가해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인사이트이재명 대통령 / 뉴스1


하지만 유경근 전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유 전 위원장은 "이 말은 실망스럽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죄책감을 내려놓고 소소한 행복을 누리라는 말은, 마치 생존 학생들이 생각이 모자라거나 의지력이 약해 스스로 죄책감을 뒤집어쓴 것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유 전 위원장은 "인간 이재명은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몰라도, 대통령 이재명은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생존자들이 왜 스스로를 숨기고 울분을 삭이며 살아가고 있는지 건너건너 듣지 말고 직접 듣고 확인해달라"고 호소했다.


유 전 위원장은 앞서 A씨의 부고를 알리면서 생존자들에게 가해진 사회적 압박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안타까운 마음에, 잘 살라는 의미로 '친구들 몫까지 열심히 살라'고 말하곤 하지만, 이는 생존 학생에게는 2차 가해를 넘어 살인에 가까운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세월호 생존 학생들은 친구들이 죽어가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려왔다. 여기에 '나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과 함께 사회적 편견, 주변에서 쏟아지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견디기 어려운 고통 속에 살아왔다.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유 전 위원장은 "'나와라' 말 한마디면 살 수 있었던 이들이 죽임을 당했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면서 무슨 국가의 책임을 이야기할 수 있느냐"며 국가의 책임 회피를 질타했다.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고등학생들을 포함해 총 476명의 탑승자 중 304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당시 구조된 172명의 생존자와 민간 잠수사들은 지난 12년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사회적 편견, 죄책감 속에서 고통받아왔다.


이번에 사망한 생존 학생 외에도 고(故) 김관홍 잠수사를 비롯한 수십 명의 참사 관련자들이 참사 이후 극심한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경근 전 위원장은 "죽임을 당한 희생자와 유가족뿐만 아니라, 생존 학생과 당시 구조에 투입된 민간 잠수사 또한 명백한 피해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생존자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국가의 실질적인 지원 체계가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