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5일(목)

현대차 노조, 쟁의행위 찬반투표 찬성 86.65%...쟁의행위 가결

현대차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에서 86.65%의 압도적 찬성률을 기록하며 쟁의행위 가결을 확정했다.


24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전체 조합원 3만9668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재적 대비 찬성률 86.65%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94.15%였으며, 실제 투표 참여자 중 92.03%인 3만4371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5일 노동쟁의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는 파업권 획득 후 30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향후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즉각적인 파업보다는 사측의 대응을 지켜본 뒤 실제 쟁의행위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지난해 3차례 부분 파업으로 약 4000억원의 생산 차질을 빚은 데 이어 2년 연속 파업이 된다.


인사이트현대자동차 노조 조합원들이 13일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2026년 단체교섭 완전 승리를 위한 출정식'을 하고 있다. 2026.5.13/뉴스1


올해 임금단체협상이 난항을 겪는 배경에는 치솟은 임금 기대치가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서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에 합의했고,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 제도로 도입하면서 대기업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 수위가 높아졌다.


현대차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96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인공지능 관련 고용 및 노동조건 보장, 완전 월급제 시행, 상여금 750%에서 800%로 인상, 정년 최장 65세까지 연장, 신규 인원 충원 등을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순이익 30% 성과급 요구는 현대차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 10조3648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3조914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인사이트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자들이 6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6년 임금협상 상견례를 하고 있다. 이날 상견례에는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 박상만 전국금속노조위원장, 이종철 현대차지부 지부장를 비롯한 노사 교섭 대표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뉴스1


사측은 아직 별도 제시안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회사 측은 미국 상호관세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실적 둔화가 현실화된 점을 들어 경영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미래 생산체계를 둘러싼 노사 간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노조는 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라인 투입과 제조업의 AI 전환 등을 협상 의제로 상정했다. 노조는 아틀라스의 생산라인 배치와 관련해 "노조와 합의 없이 생산라인 배치 거부" 입장을 고수해왔다.


노조는 완전 월급제 도입과 노동 강도 강화 없는 노동시간 단축도 주장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 생산직과 기술직 직원들은 시급 기준으로 급여를 받는데, 아틀라스가 생산현장에 투입되면 직원들의 근무시간이 줄어 임금도 하락할 것이라는 게 노조의 판단이다.


인사이트현대자동차그룹은 로봇 계열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최근 공개한 이족보행 로봇 '올 뉴 아틀라스'의 작업 영상에 대한 해외 주요 미디어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사진은 아틀라스가 옮겨야 할 부품의 정확한 파지점을 판단해 집어 드는 모습./뉴스1


완전 월급제가 시행되면 직원들은 근무시간과 무관하게 매월 받는 고정급 비율을 높일 수 있다. 노조는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동한 최장 65세까지의 정년 연장도 요구하고 있지만, 사회적 합의 없이 개별 기업이 이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산업계는 올해 현대차 노사 협상이 단순 임금 인상을 넘어 AI와 로보틱스 시대 제조업 전환 과정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재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신기술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고용안정과 임금체계 기준 설정이 향후 노사 협상력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