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4일(수)

"역대급 불장인데..." 국민연금이 국장 매도 나선 이유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최근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면서 투자자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증시 전망 악화에 따른 매도보다 자산 비중을 맞추기 위한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차원으로 보고 있다. 자산별 목표 비중을 정해놓고 운용하는 가운데 최근 국내 증시가 크게 오르면서 국내 주식 비중이 확대됐고, 이를 조정하기 위한 매도라는 해석이다.


지난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이달 중순 이후에는 나흘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총 1조 2250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하루 순매도 규모도 초반 수십억 원 수준에서 최근에는 5000억 원대를 넘어서는 등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매도세의 배경으로 국민연금의 자산 배분 기준이 다시 정상 적용되는 점을 꼽는다.


국민연금공단 / 사진=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국민연금은 전체 자산을 국내 주식, 해외 주식, 채권 등으로 나눠 투자하는데, 각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정해 놓고 운용한다. 특정 자산 가격이 크게 오르거나 내리면 비중이 목표치에서 벗어나게 되는데, 이때 일부를 팔거나 추가 매수해 원래 비율로 되돌리는 과정을 '리밸런싱'이라고 한다.


올해 초 국민연금은 증시 충격을 줄이기 위해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 범위를 넘어도 즉시 매도하지 않도록 한시적으로 유예 조치를 시행했다. 하지만 이 조치가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다.


문제는 최근 코스피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 가치도 함께 상승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이 실질 허용 상단인 28.8%를 넘어 30% 안팎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때문에 다음 달부터 정상적인 자산 배분 기준이 다시 적용되면 국민연금은 초과된 국내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한다. 최근 이어지는 매도 역시 리밸런싱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미리 물량을 나눠 처분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연기금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증시가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국민연금이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루 매도 규모를 제한하고, 매도 시점을 장기간에 걸쳐 분산할 수 있도록 운용 방식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내 주식 비중을 낮춰야 하는 상황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연기금의 매도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증시 상승 속도를 둔화시키는 수급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