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2일(월)

"돈 얼마나 들지도 모른다면서?"...재정 추계도 없는 '탈모약 건보' 논란

10년간 탈모 진료비가 74.6% 급증해 468억원을 기록했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은 재정 추계조차 없어 논란이다.


21일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탈모 진료비는 2016년 268억3천만원에서 지난해 468억5천만원으로 74.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원형 탈모 등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항목에서 공단이 실제 부담한 금액은 2016년 173억8천만원에서 지난해 312억2천만원으로 79.6% 불어났다. 증가율이 전체 진료비보다 높았다.


같은 기간 탈모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1만2천141명에서 23만5천216명으로 10.9% 늘었다. 환자 수는 2022년 24만8천955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진료비는 438억9천만원에서 468억5천만원으로, 공단 부담금은 289억2천만원에서 312억2천만원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탈모만으로도 지출이 2배 가까이 증가한 상황에서 유전성 탈모까지 보험 적용을 확대하면 재정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달 11일 정부 출범 1주년 정책간담회에서 "건강보험을 적용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재정이 들어갈까에 대한 실무 검토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재정 소요 추정치 요청에 "급여 대상, 범위, 기준 등 구체적인 방안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으로, 현시점의 재정 소요 추계에는 한계가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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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장관은 지난해 말 이재명 대통령이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을 지시한 직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건강보험 재정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김미애 의원은 "급여화 대상조차 건강보험 통계로 잡히지 않아 공단마저 재정 소요를 추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건강보험 적용 논의부터 앞세우는 것은 순서가 바뀐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건강보험은 국민이 부담하는 사회보험인 만큼 재정 추계와 재원 마련 방안, 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검토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얼마나 들지도 모르는 정책을 먼저 발표하고 나중에 비용을 따지는 방식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계와 환자단체도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에 대해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중증, 희귀질환 환자 치료제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은데, 왜 자꾸 탈모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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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건강보험 재정 상황을 우려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의료개혁 1차·2차 실행방안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투자를 고려할 경우 건강보험 누적 준비금 소진 시점은 2029년으로, 의료개혁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보다 2년 앞당겨진다.


보건의료노조는 "새로운 건강보험 지출을 결정할 때 기회비용과 지속가능성을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며 "탈모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면 신규 이용과 장기 처방이 크게 늘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