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발견돼 강력범죄 의혹을 받았던 사람 다리가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80대 고령 환자의 괴사한 신체 일부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19일 인천 연수경찰서는 브리핑에서 인천 중구 소재 A요양병원의 법인 및 관리 책임자, 신체 일부를 외부로 반출한 청소 자원봉사자를 상대로 폐기물관리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경찰은 병실 내 절단 행위가 의료법상 적법한지에 대해서도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의사협회 등으로부터 전문 자문을 받아 판단하기로 했다.
지난 10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남부권 광역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사람의 왼쪽 다리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 훼손이나 유기 등 강력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64명으로 구성된 수사본부를 설치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지난 17일 관련 언론 보도를 본 A요양병원 관계자가 "우리 병원에서 발생한 다리가 잘못 분류돼 재활용품으로 배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에 자진 신고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 결과 해당 신체 일부가 A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89세 여성 환자의 다리로 최종 확인됐다.
이헌 연수경찰서 형사과장이 19일 오전 연수서 소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경찰 조사에 따르면 해당 환자는 지난 1일 A요양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당시 이미 다리 괴사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고령인 환자의 심장 기능이 약화되면서 다리로 혈액과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괴사가 진행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환자는 이전 대형병원에 입원해 있었으나 더 이상 치료가 어렵다는 의료진의 소견에 따라 퇴원했다. 가족들은 환자를 받아줄 병원을 찾아 여러 곳을 전전했으나 번번이 입원이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고, 결국 A요양병원에 간절히 요청해 입원이 성사됐다.
이헌 연수경찰서 형사과장은 "환자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받아주는 병원이 없었고, 가족들이 해당 병원에 간절히 부탁해 병원 측이 받아들였다는 가족 진술이 있었다"고 밝혔다.
절단은 입원 일주일 뒤인 지난 8일 병실에서 진행됐다. 병원 측은 경찰 조사에서 "괴사가 심해 다량의 고름이 차 있었고 신경도 모두 손상돼 마취가 필요 없는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또한 "다리를 들어 올렸을 때 무릎 부위가 이미 분리된 상태였고, 뒷부분 일부를 가위로 절단했을 뿐"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절단 당시 병실에는 보호자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과정이 의료기록에 제대로 남아 있는지, 요양병원 병실에서 이런 방식의 절단이 의료법상 허용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A요양병원 전경. 이 병원 입원환자인 80대 여성 B 씨의 다리가 인천 송도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발견됐다 / 뉴스1
경찰 관계자는 "요양병원에서 절단 수술을 해도 되는지는 경찰이 단정할 수 없다"며 "전문가 자문을 통해 위법 여부를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절단된 다리가 병원 밖으로 빠져나간 경위도 조사 중이다. 병원 내부 CCTV에는 청소 자원봉사자가 해당 다리를 옮긴 뒤 다른 봉투에 담아 외부로 반출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자원봉사자는 경찰 조사에서 "의료용 석고, 즉 깁스할 때 쓰는 석고인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절단된 신체 일부가 의료폐기물로 분류·처리되지 않고 일반 재활용품처럼 배출된 경위와 관리 책임 소재를 규명하고 있다.
병원 관리 책임자는 언론 보도 이후 내부 CCTV를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병원 내부에서 "우리 병원에서 나온 다리가 잘못 배출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고 관리자가 영상을 확인한 뒤 사실관계를 파악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