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00억원 추가 발행으로 신종자본증권 누적 5000억원
3월 말 순차입금 1조5686억원...PP 편중 속 영업현금 회복이 다음 과제
효성화학이 상장폐지 고비는 넘겼다. 다만 거래 재개 뒤 재무제표에는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 주가수익스와프(PRS) 3799억원, 순차입금 1조5686억원이 남아 있다.
효성화학은 지난 12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로부터 상장 유지 결정을 받았다. 지난해 완전자본잠식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 지 약 1년 4개월 만이다. 주식 거래는 15일부터 재개됐다.
효성화학 삼불화질소(NF3) 공장 / 사진제공=효성화학
상장 유지 결정에는 자산 매각과 자본 확충이 함께 반영됐다. 효성화학은 특수가스 사업과 온산탱크터미널을 매각했고, 베트남 법인 효성비나케미칼 지분 일부도 처분했다. 적자가 이어진 테레프탈산(TPA) 사업은 중단했다.
지난해 사업 및 지분 매각으로 들어온 자금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됐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현금흐름표상 1조1192억원의 차입금을 순상환했다. 2024년 말 완전자본잠식이었던 연결 기준 자본도 올해 3월 말 플러스로 돌아섰다. 같은 시점 부채비율은 311.5%였다.
영구채·PRS 빼면 달라지는 차입 구조
자본 확충에는 계열 지원 덕분도 있었다. 효성화학은 제3·4·5회 신종자본증권 3천억원을 발행했고, 효성이 전액 인수했다. 지난 5월에는 2천억원 규모 제6회 신종자본증권을 추가 발행했다. 제6회 발행분에는 효성의 자금보충 약정이 붙었다.
신종자본증권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효성화학도 이를 자본으로 반영해 자본잠식을 해소했다.
그러나 신용평가사는 이를 전액 자본으로 보지 않는다. 이자 지급 조건, 금리 조정, 상환 구조를 감안하면 실제 재무 부담을 따질 때는 채무성 자금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신종자본증권과 PRS를 채무성 항목으로 조정할 경우 효성화학의 실질 재무부담이 회계상 지표보다 커진다고 봤다. 회계상 자본잠식은 해소됐지만 영구채 5천억원과 PRS 3799억원을 제외한 수치만으로 차입 구조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PRS는 효성비나케미칼 지분 매각 과정에서 활용됐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6월 효성비나케미칼 지분 49%를 넘기면서 매각대금 645억원과 비지배지분 유상증자 약 3천억원을 확보했다. 이 거래와 연계된 PRS 자금조달 규모는 3799억원이다.
효성화학 울산 용연공장 전경 / 사진제공=효성화학
단기 만기 부담은 낮아졌다. 5월 말 단기 시장성 차입금은 1832억원이다. 이 가운데 효성의 자금보충 약정과 담보가 붙은 1000억원을 제외하면 1년 안에 상환해야 할 시장성 차입금은 832억원 수준이다.
다만 전체 차입금은 여전히 크다. 올해 3월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1조6069억원, 단기성 차입금은 1조2812억원이었다.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뺀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보다 542억원 늘어난 1조5686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익 3억...PP 스프레드가 현금으로 남아야
본업에서 이자를 감당할 현금이 얼마나 늘어나는지가 다음 실적의 핵심이다. 효성화학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870억원, 영업이익 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흑자로 돌아섰지만 이익 규모는 금융비용을 흡수하기에 부족하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1분기 EBITDA는 이자비용의 2.5배 수준이다. 영업현금으로 차입금을 줄이는 단계로 보기는 어렵다.
1분기 수익성은 폴리프로필렌(PP) 스프레드 확대로 개선됐다. 3월 이후 중동산 프로판 조달 차질로 중국 프로판탈수소화(PDH) 업체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역내 PP 공급이 줄었다. 효성화학은 북미산 프로판 조달 비중이 높아 원료 수급 차질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다만 PP 스프레드가 이어질지는 별도 변수다. 고유가와 경기 둔화는 수요를 누를 수 있다. 유가가 급락하면 재고 평가와 판매 가격 차이에서 래깅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 중국 업체들의 증설 물량은 2028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사업 구조는 PP 쪽으로 더 기울고 있다. 특수가스와 온산탱크터미널을 매각하고 TPA 생산을 중단하면서 현금은 확보했지만, 손익 변동을 나눌 사업 축은 줄었다. 진행 중인 TAC필름 사업 매각까지 마무리되면 PP 비중은 더 커진다.
효성화학은 TAC필름 매각대금을 추가 차입금 감축에 활용할 수 있다. 2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PP 스프레드 확대분이 영업현금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베트남 법인 손실이 어느 수준까지 줄었는지, TAC필름 매각이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가 함께 확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