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8일(목)

"고인 예금 찾으려 연차 썼다" 상속인들 울린 은행 문턱 낮아진다

피상속인의 사망 이후 고인의 금융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금융소비자들이 겪어온 과도한 서류 중복 제출과 다수 점포 방문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유통·전산망 개편이 시작된다.


18일 금융감독원은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권익위원회와 '상속 금융재산 통합지급서비스'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권익위는 지난 15일 해당 서비스 도입 방안을 의결하고 금감원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두 기관은 지난해 말부터 은행·금융협회 등과 협의하며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현재 상속인은 금감원의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서비스'를 통해 사망자의 금융재산 보유 여부를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 다만 조회 이후 실제 지급 절차를 두고는 민원이 이어졌다. 예금이나 보험금, 증권 계좌 잔액을 찾으려면 회사별로 신청서를 쓰고 서류를 다시 내야 했다.


재산이 여러 회사에 흩어져 있으면 많게는 10여곳의 금융회사를 직접 방문해야 했다. 금융회사별로 요구하는 서류와 양식이 다른 점도 불편으로 지적됐다. 


실제 국민신문고에는 "이미 상속 조회를 위해 낸 서류가 있는데, A 은행에 또다시 5종의 중복 서류를 내야 거래 조회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피상속인이 거래한 금융기관이 수십군데라면 수십군데를 몇 번씩 찾아다녀야 상속받을 수 있나요."라는 민원이나 "소액 보험금을 받는데도 복잡한 여러 서류와 상속인 모두의 방문 또는 인감증명서를 요구합니다. 상속인이 같은 지역에 모여 사는 것도 아닌데 기껏 몇천원 찾는데 서류발급 수수료와 교통비까지 써야 하는지…."라는 고발이 잇따랐다.


이번 통합지급서비스는 상속인이 금융회사 한 곳만 방문해 상속 처리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통합지급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기존 이미지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상속인이 가족관계서류와 위임장 등 표준화된 상속서류를 한 차례 제출하면 접수 금융회사가 이를 금융권 시스템을 통해 다른 금융회사에 공유한다. 각 금융회사는 공유받은 서류를 바탕으로 자체 상속심사를 진행한 뒤 상속예금을 대표 상속인의 지정 계좌로 이체한다.


금감원은 기존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서비스의 참여기관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4월 권익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부 여신·손해보험사는 조회 자체가 불가능했고 금융투자협회·신협중앙회·한국예탁결제원 소속 금융사는 잔액 정보 없이 계좌 존재 여부만 제공했다.


이 때문에 상속인은 실제 상속 여부 판단이나 분할 협의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영업점을 방문해야 했다.


금감원은 내년 초 상속예금에 대한 시범서비스 시행을 목표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서비스 초기에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500만원 상당 소액 예금부터 시행하고 단계적으로 기관과 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업무협약을 통해 금융재산 상속처리와 관련한 불편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협력기반이 마련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금융소비자에게 체감될 수 있도록 금융업계의 협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