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와 복잡한 유통구조 탓에 농산물 가격 변동성이 커지자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유통 혁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전자송품장 의무화, 출하비용 보전제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종이 송품장은 사전 정보 부족이나 훼손, 분실, 정확성 저하 등이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다. 이를 보완하고자 도입된 전자송품장은 농산물의 출하처, 품목, 물량, 매매방법, 운송 수단 등 각종 출하정보를 디지털화한 시스템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전자송품장을 활용하면 경매 이전에 출하정보가 도매시장으로 사전 전송되기 때문에 특정 시장으로의 물량 쏠림이 완화된다. 이에 따른 농산물 가격 안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1월 32개 공영도매시장에 관련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도매시장법인 운영실적 평가 시 전자송품장 도입·운영 성과를 적극 반영하며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
전국 도매시장 경매 물량 대비 전자송품장 사용률은 지난 3월 말 기준 20.9%를 기록했다.
가락시장의 경우 무, 배추, 양파, 배, 팽이버섯, 깐마늘 등 집중관리품목의 전자송품장 사용률이 80%를 넘어섰다. 정부는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농가와 상·하차 작업자를 위해 전자송품장 모바일 앱도 개발·보급할 예정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가락시장 도매법인인 한국청과의 최현식 부장은 "전자송품장 기반의 입차 스케줄링을 연계하니 하역 대기 시간이 감소하고, 시장 내 물류 효율성도 크게 향상되고 있다"며 "전자송품장을 통한 출하 데이터가 누적되면 농산물 가격 안정에 더욱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농가 관계자는 "농산물 출하 순간부터 거래 체결까지 중간중간 주요 과정을 알림톡으로 알려주기도 하고, 정산 결과도 공유되니 신뢰도가 매우 높아졌다"며 "앞으로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농식품부는 경매 물량 집중 등에 따른 가격 급락 시 출하자의 손실을 일부 보전하는 출하비용 보전제도 시행하기로 했다. 생산자가 가락시장 도매법인·공판장과 도매시장으로 농산물을 출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최소한의 유통비용보다 경매가격이 낮을 경우 그 차액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난 3월 가락시장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고 5월 기준 누적 지원액은 약 4억원이다. 고유가로 생산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농가 경영 안정과 농산물 공급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이상기후와 가격 변동성 확대에 따라 농산물 유통 혁신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 유통체계 구축과 도매시장 공공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