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8일(목)

'탈원전 종식', 영덕 원전ㆍ기장 SMR 후보지 선정... 두산에너빌리티가 주목받는 이유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 후보지가 선정되면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사업 전략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원전 확대 정책이 구체적인 부지 선정 단계에 들어서면서 원자로, 증기발생기, 터빈발전기 등 핵심 주기기 제작 역량을 갖춘 두산에너빌리티의 역할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 신규원전건설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지난 17일 신규 대형 원전 2기 후보지로 경북 영덕군을, SMR 후보지로 부산 기장군을 각각 선정했다.


origin_국내1호SMR최종부지는부산기장군.jpg부산 기장군 신평마을회관 인근 도로변에 내걸린 SMR 기장군 유치를 바라는 내용의 현수막 뒤로 고리1, 2, 3, 4호기가 보이고 있다 / 뉴스1


영덕에 추진되는 대형 원전은 1기당 1.4GW급으로, 총 2.8GW 규모다. 부산 기장에 들어설 SMR은 170MW급 모듈 4기를 묶은 680MW급 발전소로 계획됐다. 


통상 SMR이 모듈당 300MW 이하 원자로를 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별 모듈은 소형 원자로 기준에 해당하지만, 전체 발전소 규모는 중형급에 가깝다.


정부와 한수원은 2031년 착공을 목표로 후속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SMR은 2035년, 대형 원전 2기는 각각 2037년과 2038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주목받는 이유는 원전 핵심 설비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국내 대표 기업이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형 원전의 원자로, 증기발생기, 터빈발전기 등 주기기 제작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원전 사업에서 주기기는 발전소의 성능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설비로 꼽힌다.


TNQC64WM3WNK2SDU7W7HMJ2FQI.jpg두산에너빌리티가 입주한 분당두산타워 전경 / 두산에너빌리티


대형 원전뿐 아니라 SMR에서도 두산에너빌리티의 제조 역량은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수 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설비 규모는 작지만 기술 난도는 낮지 않다.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 설비를 더 작고 정밀하게 만들어야 하며, 안전성과 출력 성능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특히 SMR은 공장에서 주요 설비를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표준화된 핵심 설비를 안정적으로 반복 생산할 수 있는 제조 역량이 중요해진다. 대형 원전 주기기 제작 경험을 축적한 두산에너빌리티가 SMR 시대에도 주요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배경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해외 SMR 시장에서도 보폭을 넓혀 왔다.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엑스에너지 등 글로벌 SMR 개발사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핵심 기자재 공급망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art_17568560672337_1cc932.png뉴스케일파워가 소형모듈원전 조감도 / 뉴스케일파워


대형 원전과 SMR이 동시에 추진된다는 점도 두산에너빌리티에는 의미가 크다. 


대형 원전은 대규모 중후장대 설비 제작 역량이 필요하고, SMR은 모듈화·표준화된 설비 생산 능력이 중요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 영역 모두에서 축적한 기술과 생산 기반을 활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원전 산업은 설계, 기자재 제작, 시공, 운영·정비가 장기간 이어지는 대표적인 장치산업이다. 


발전소가 한 번 건설되면 수십 년간 운영되기 때문에 초기 주기기 공급뿐 아니라 이후 부품 교체와 성능 개선, 정비 수요까지 이어질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입장에서는 신규 원전 건설이 단발성 사업을 넘어 장기적인 원전 포트폴리오 확대 계기가 될 수 있다.


원전 생태계 전반의 역할 분담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origin_영덕군신규원전2기유치확정축하.jpg18일 오전 경북 영덕군청 입구에 있는 전광판을 통해 신규원전 2기 유치 확정을 축하하고 있다 / 뉴스1


한전기술은 원전 설계와 인허가 지원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대형 원전과 혁신형 SMR 표준설계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한전KPS는 원전 유지·보수·정비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만큼 신규 원전 확대와 함께 운영 단계에서 역할이 커질 수 있다.


건설사들의 역할도 필수적이다. 대형 원전은 부지 조성, 토목, 건축, 계통 시공 등 대규모 EPC 역량이 필요한 사업이다. 


다만 SMR 비중이 커질수록 단순 시공뿐 아니라 제조, 설계, 운영·정비 역량을 갖춘 기업들의 협업 구조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후보지 선정이 국내 원전 산업 재가동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규 원전 건설은 인허가, 지역 여론, 송전망 확충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지만, 대형 원전과 SMR이 함께 추진된다는 점에서 원전 산업 생태계 전반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