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의 글로벌 히트 브랜드인 '불닭(Buldak)'이 마침내 국내 상표권을 최종 확정 지으며, 그동안의 '상표권 잔혹사'를 끊어내고 강력한 브랜드 보호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식재산처는 전날 삼양식품이 출원한 국문 상표권 '불닭'과 영문 상표권 'Buldak'에 대한 등록결정서를 게재했다.
지난달 4일 심사를 통과해 출원 공고됐던 해당 상표권들은 30일간의 이의신청 기간 동안 별다른 이의 제기 없이 최종 등록이 확정됐다. 이번 결정에 따라 삼양식품은 영문 상표권 'Buldak'을 라면과 소스류 등에, 국문 상표권 '불닭'은 소스를 제외한 라면 제품에 한해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됐다.
삼양식품 브랜드 '불닭'을 접목한 리얼리티 쇼 '히트매치' / 사진 제공 = 삼양식품
삼양식품이 '불닭'의 상표권을 확보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08년 특허법원은 '불닭'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자연어이자 보통 명칭이라는 이유로 삼양식품의 상표권 독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2023년 두 차례 출원을 시도했으나 동일한 사유로 고배를 마셨다. 불닭볶음면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K-푸드'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국내에서는 상표권을 갖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어 왔다.
오랜 난제였던 상표권 문제는 올해 초 전환점을 맞았다.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은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 참석해 상표권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건의했다.
당시 김 회장은 "삼양식품은 전 세계 88개국에 상표권 등록을 하고 있지만 27개국에서 분쟁 중"이라며 "해외에서 K-브랜드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 동남아,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전 세계적으로 '불닭면(火鷄麵)'이나 'Buldak' 문구를 무단 도용한 모방품이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나온 절박한 호소였다.
사진 제공 = 삼양식품
정부 지원 건의 이후 삼양식품은 지난 2월 27일 상표권을 재출원했고, 모든 행정 절차는 4개월도 채 되지 않아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통상적으로 상표권 출원 공고까지 1년 이상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성과다. 이번 상표권 확보로 삼양식품은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는 모방품 분쟁 시 원천 권리자임을 입증할 수 있는 강력한 법적 근거를 확보하게 됐다. 현지 지재처 신고나 압류 신청 등 권리 구제 과정에서 독점적 지위를 인정받는 결정적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번 상표권 확보의 핵심은 삼양식품의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다"며 "앞으로도 '불닭', 'Buldak'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당사를 대표하는 독보적인 글로벌 브랜드 자산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