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 공사현장에서 연이은 붕괴와 인명사고가 발생하자 국토교통부가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영업정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의위원회를 이달 중 소집한다.
대형 건설업체를 상대로 한 강력한 제재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건설업계 전반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정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내용을 바탕으로 포스코이앤씨와 감리·설계사에 대한 행정조치를 검토 중이다.
심의위원회는 빠르면 이달 중 개최될 것으로 보이며 영업정지 처분 여부와 그 기간이 핵심 논의사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이앤씨 송도사옥 / 뉴스1
이번 조치는 2025년 4월 광명 신안산선에서 일어난 터널붕괴 사고의 후속 대응이다. 신안산선 복선전철 건설현장에서는 2024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총 4차례 중대사고가 일어나 4명이 목숨을 잃었다.
2025년 12월과 이달 9일에도 사망사고가 계속되면서 포스코이앤씨의 안전관리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된다. 짧은 기간에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되자 감독당국의 제재 강도가 한층 세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고 규모와 사망자 수를 감안하면 수개월 이상의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국토부는 2025년 4월 사고 조사결과를 발표하서 "건설산업기본법에서 고의 또는 과실로 부실시공을 해 중대한 손괴가 발생했을 때 시공사의 영업정지가 최대 8개월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건설산업기본법은 중대 안전사고 발생시 영업정지와 과징금, 입찰참가 제한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최종 제재수준은 사고 크기와 책임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해 12월 18일 서울 여의도 신안산선 복선전철 지하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과 경찰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 뉴스1
심의위원회는 사고 경위와 책임 범위를 가리는 과정이며 이후 청문회와 업체의 소명절차를 거쳐 최종 처분이 확정된다. 실제 행정처분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수개월 이상 걸릴 전망이다.
건설업계는 대형 건설사에 영업정지가 현실화하면 시장에 미칠 충격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주택법 및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주택건설사업자가 6개월 이상 영업정지를 받으면 선분양이 제한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입주자 모집시점이 공사완료 후 적합여부 확인 절차인 사용검사 이후로 늦춰지면서 재건축·재개발을 비롯한 일부 주택공급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개별 현장을 넘어 공정 지연과 수주 차질 우려도 제기된다.
영업정지 처분의 내용과 범위에 따라 신규 수주 활동과 사업 진행에 제약이 생길 수 있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 역시 일정 조정이 필요해 발주처와 협력업체로 파장이 번질 수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 뉴스1(공동취재)
실제 제재 수위는 조정될 여지도 남아있다. 사고 책임이 시공사만이 아닌 감리·설계 등 여러 주체에 나뉜 구조인 만큼 과실 비율과 현장관리체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영업정지가 확정돼도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건설사들은 보통 집행정지 가처분과 본안 소송을 함께 진행하며 처분 효력을 다투고 이 절차가 장기화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과거 대형 건설사들도 영업정지 처분에 법적 대응을 벌인 사례가 적지 않아 최종 처분과 실제 집행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정부는 후속 제재 절차를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산업재해와 관련해 그룹 전 사업장의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강도 높은 안전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신안산선 전 현장의 안전전문인력을 정규직화하고 법정 기준 이상으로 증원 배치하는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에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