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점 외국인 매출 140% 증가...백화점 전체 외국인 매출도 약 2배
정유경 회장 체제서 박주형 대표 공간 전략 속도...리뉴얼·K컬처로 외국인 흡수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올해 1분기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0% 늘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 전체 외국인 매출도 약 2배 증가했다. 화장품 로드숍 중심이던 명동의 외국인 소비가 럭셔리 브랜드와 K컬처 콘텐츠를 갖춘 백화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카드사 결제 데이터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보인다. 하나카드 기준 올해 1분기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외국인 카드 이용액은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광화문·명동 상권의 하나카드 외국인 카드 이용액 증가율은 17%였다. 카드 이용액 기준으로도 본점 증가율이 상권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사진 제공 = 신세계백화점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올해 1분기 외국인 고객 유입과 매출이 동시에 늘었다. 2019년 1분기와 비교하면 본점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도 3배 가까이 높아졌다. 본점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상권 회복을 따라간 게 아니라, 소비 동선을 다시 그렸다
명동 상권 회복은 방한 관광객 증가의 영향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방한 외래관광객은 476만명을 넘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3%였다.
신세계 본점의 숫자는 관광객 증가율을 넘어섰다. 본점 외국인 매출 증가율 140%, 하나카드 기준 외국인 카드 이용액 증가율 98%는 모두 방한 관광객 증가율과 광화문·명동 상권 평균을 웃돈다. 명동에 사람이 돌아온 효과를 넘어, 돌아온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본점으로 집중됐다는 얘기다.
과거 명동은 화장품 로드숍과 면세점, 길거리 쇼핑 이미지가 강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 소비는 고가 브랜드, 체험형 콘텐츠, K컬처 동선이 결합된 공간으로 옮겨가고 있다. 신세계 본점은 이 수요를 백화점 안으로 끌어들였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1분기까지 본점 '더 리저브' 리뉴얼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까르띠에 등 글로벌 하이엔드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했다. 리뉴얼 이후 본점 명품 장르의 올해 1분기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90%에 근접했다.
본점 앞 신세계스퀘어도 외국인 집객에 힘을 보탰다. 신세계스퀘어는 K팝 아티스트 영상과 미디어아트 콘텐츠를 선보이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일릿,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지드래곤, 방탄소년단 등 K팝 콘텐츠가 노출되면서 백화점 외벽은 명동의 '새 볼거리'로 자리 잡았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 인사이트
정유경 체제 공간 전략, 본점 숫자로 돌아왔다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에서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본점과 강남점 등 핵심 점포의 공간 재편을 맡아왔다. 박 대표 체제의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을 판매 공간에 그치지 않고 고객이 머무는 콘텐츠 공간으로 바꾸는 데 투자해왔다.
강남점의 하우스 오브 신세계와 스위트파크, 본점의 더 헤리티지·더 리저브 리뉴얼이 같은 흐름에 있다. 점포를 상품 진열 공간이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고객이 일부러 찾는 목적형 공간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말 단행한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박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당시 그룹은 하우스 오브 신세계와 스위트파크 개점 등 백화점 혁신을 주도한 성과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신세계센트럴 대표도 겸직한다. 백화점과 도심 상업시설을 함께 묶는 전략을 맡은 셈이다.
외국인 쇼핑 편의도 강화했다. 신세계는 본점 택스리펀 데스크 내 무인 키오스크를 확대했다. AI 기반 다국어 동시통역 서비스도 도입했다. 신세계면세점, 한국관광공사와 협업해 K패션·뷰티·푸드 중심 혜택과 체험 프로그램도 늘리고 있다.
실적도 따라왔다. 신세계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총매출 3조2144억원, 영업이익 19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7%, 49.5% 증가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백화점 사업만 보면 1분기 총매출은 2조257억원, 영업이익은 1410억원으로 각각 13.0%, 30.7%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