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참교육'이 학교폭력과 교권 붕괴로 얼룩진 교육 현장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리며 글로벌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공개 직후 비영어권 시리즈 글로벌 1위에 이어 영어권 1위마저 차지한 이 작품은 가상의 '교권보호국' 감독관 나화진(김무열 분)이 선을 넘는 가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법과 주먹을 불사하며 사이다 액션을 선사, 대중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는 평이다.
넷플릭스 '참교육'
그런데 이처럼 무너진 학교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강력한 힘'이 교실에 개입한다는 설정은 낯설지 않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5년 전인 2001년 겨울, 대한민국 극장가를 뒤흔든 영화 '두사부일체'가 '원조 참교육' 영화라며 SNS상에서 재조명 되고 있다.
영화 '두사부일체'는 영동파의 조직 2인자이자 보스 자리를 노리는 '계두식'(정준호 분)이 무식하다는 이유로 보스(김상중 분)에게 "고등학교 졸업장이라도 따오라"는 청천벽력 같은 명령을 받으며 시작했다.
늙수레한 나이에 고3으로 강제 편입되는 두식의 목표는 단 하나, "제발 조용히 셔틀이나 하면서 졸업장만 받아 가자"였다.
영화 '두사부일체'
하지만 2000년대 초반의 고등학교는 조폭 구역보다 더 정글 같았다. 학교를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사학재단의 비리는 물론이고, 돈과 빽을 믿고 날뛰는 금수저 '일진'들의 만행은 극에 달해 있었다. 교권은 물론 법이나 어떤 공권력도 해결해 주지 못하는 꽉 막힌 고구마 상황 속에서, 역설적이게도 '조폭의 주먹'이 가장 확실한 정의의 해결사로 등판하게 된다.
사실 이 영화를 안 본 요즘 세대들도 SNS를 통해 무조건 한 번은 봤다는 레전드 '참교육 짤'이 있다. 바로 계두식이 교실 뒷문에서 일진을 말 그대로 뽀개버리는(?) 장면이다.
학교 기부금 좀 냈답시고 기고만장해진 일진이 급기야 담임선생님(박준규 분)의 뺨을 때리는 하극상을 벌이자, 조용히 빵셔틀이나 하려던 계두식의 퓨즈가 완전히 끊어져 버린다.
영화 '두사부일체'
보스의 특명인 '두목과 스승과 아버지는 하나(두사부일체)'라는 교리를 철저히 훼손당한 두식은 눈이 뒤집힌 채 교실 뒤로 걸어 나가 일진을 사정없이 두들겨 패기 시작한다. 이때 정준호가 거친 욕설을 섞어가며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이 XXX야!"라고 절규하듯 소리치는 대사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이 영화 최고의 명장면이자, 원조 참교육의 정수로 꼽힌다.
교실 참교육은 시작에 불과했다. 사학재단 놈들이 바른말 하는 선생님을 쫓아내고 소중한 짝꿍(오승은 분)까지 눈물 흘리게 만들자, 계두식은 제대로 판을 벌인다.
오른팔 '웅삼'이(정웅인 분)와 왼팔 '대가리'(정운택 분)를 비롯해 영동파 조직원들을 대거 스쿨버스(?)에 태우고 교문에 들이닥치는 후반부 대규모 난투극은 그야말로 카타르시스의 정점이었다.
비록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폭력일지언정, 약자를 짓밟는 기득권과 악인들을 힘으로 완전히 찍어 누르는 모습은 당시 관객들에게 짜릿한 해방감을 안겼다. 전국 35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대박을 터뜨린 비결 역시, 코미디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현실 고발과 시원한 액션 덕분이었다.
영화 '두사부일체'
2001년의 '두사부일체'와 2026년 현재의 넷플릭스 '참교육'은 장르와 톤앤매너는 다르지만, 대중이 환호하는 본질적인 핵심은 정확히 일치한다.
바로 "법과 시스템이 제대로 보호해 주지 못하는 학교 안의 피해자들을, 누군가 압도적인 힘으로 구원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갈증이다.
스크린 속 시원한 사이다에 웃고 환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수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부조리로 가득 찬 교육 현실에 씁쓸한 입맛을 다시게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