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영등포아트자이 전용면적 120㎡ 경매에서 응찰자 한 명이 172억원을 써내며 낙찰자로 결정됐다.
그런데 해당 물건의 최저매각가격은 약 15억4000만원이었다. 낙찰자가 제시한 금액은 감정가의 9.2배, 시세의 10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같은 경매에서 2순위 응찰자는 18억5000만원, 3순위 응찰자는 16억7777만원을 적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 경매업계는 최고가 응찰액만 유독 다른 입찰가와 격차가 크다는 점에서 낙찰자가 17억2000만원을 기재하려다 숫자 '0'을 하나 더 입력한 실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 '영등포아트자이' 전경 / 네이버부동산
낙찰자가 매각 대금 납부를 포기할 경우 입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다. 법원 경매는 입찰 시 최저매각가격의 10%를 보증금으로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물건의 경우 약 1억5000만원의 보증금이 걸려 있어 낙찰을 포기하면 이 금액을 모두 잃게 된다.
경매시장 참여자가 증가하면서 이처럼 입찰 금액을 잘못 기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 경매에서 7억원대 물건에 66억원이 넘는 금액을 적어낸 응찰자가 나타나기도 했다. 당시 응찰자는 낙찰을 포기했고 입찰 보증금 6000만원을 몰수당했다.
일부 낙찰자는 보증금 몰수 부담 때문에 법원에 매각불허 신청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법원이 단순 실수를 인정할 경우 이를 악용할 우려가 있어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옥션 이주현 전문위원은 "아파트의 경우 경매 초보자들도 관심을 갖고 진입하다 보니 한 달에 한 번꼴로 금액을 잘못 적어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찰표를 수기로 작성하는 만큼 제출 전 응찰 금액을 여러 차례 확인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