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5일(월)

충전만 했을 뿐인데 '화르륵'... 폭염 속 보조배터리 '열폭주' 주의보

전국에서 보조배터리 화재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안전 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지난 10일 오후 8시 28분 부산 해운대구 파크하얏트 부산 11층에서 보조배터리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투숙객 약 25명이 긴급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충전 중이던 보조배터리의 과열이 화재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13층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일어났다. 방 안 책상에 놓인 보조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돼 아파트 주민 20명이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지하철에서도 관련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4월과 5월 서울 지하철에서 휴대용 배터리 연기 발생 사고가 4건 발생했다.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 통계를 보면 보조배터리 관련 위해 사례가 2021년 22건에서 2024년 136건으로 3년 만에 약 6배 증가했다. 위해 사례 유형 중 폭발·화재가 249건으로 전체의 75.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휴대용 전자기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보조배터리는 필수품이 됐지만, 배터리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열폭주' 현상으로 인한 화재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홍콩행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건도 보조배터리 내부 합선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전문가들은 여름철이 배터리 화재에 특히 취약한 시기라고 경고한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기온이 높은 여름에 직사광선으로 열에 직접 노출되는 경우 정상 상태보다 보조배터리가 폭발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열폭주 현상은 배터리 내부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갈 때 내부 화학 반응이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추가 열이 발생하는 자가증폭 발열 현상이다. 이는 리튬이온배터리의 대표적인 폭발·발화 요인으로 꼽힌다.


인사이트서울교통공사


국립소방연구원은 보조배터리 사용 시 직사광선 노출과 고온다습 환경 사용을 자제하라는 안전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충전 시에는 정격 전압을 갖춘 호환 충전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소비자원 통계에 따르면 이용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202건의 보조배터리 결함 및 손해 사례 중 66.8%인 135건이 충전 도중 발생했다. 하지만 보조배터리 사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46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226명(57.6%)이 보조배터리별로 적절한 충전기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


백동현 가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보조배터리보다 입력이 높은 충전기를 사용하면 화재 위험성을 높일 수 있어 각 보조배터리에 맞는 정격 입력을 확인해 충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조배터리가 안전하게 충전될 수 있도록 설계된 기준값을 초과한 전압과 전류가 공급되면 발열과 회로 손상으로 인해 폭발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