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김유한씨의 제안으로 노원구 아파트 350여 가구가 현충일에 태극기를 동시 게양해 참전용사와 주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지난 6일 제71회 현충일이었던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베란다마다 태극기가 물결을 이루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한 동 전체 세대가 빠짐없이 국기를 내걸면서 아파트 외벽이 거대한 태극기 벽으로 변신했다.
이번 태극기 게양 운동은 유튜브 채널 '킴브로'를 운영하는 유튜버 김유한씨가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 결과다.
유튜브 '킴브로 KimBro'
김씨는 현충일을 앞두고 사비로 태극기 수백 개를 직접 마련했다. 이후 아파트 단지 각 세대를 일일이 방문해 주민들에게 태극기를 나눠주고 무료로 설치를 도왔다.
김씨의 자발적인 노력과 설득에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일부 세대를 제외한 350여 가구가 현충일 당일 일제히 태극기를 게양했다.
최근 아파트 구조가 변화하고 베란다 외벽에 국기봉 꽂이 설치가 감소하면서 일반 가정에서 태극기를 거는 집을 찾는 게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만들어진 이색 풍경이다.
아파트 동 전체를 가득 채우며 바람에 나부끼는 태극기를 본 6·25전쟁 참전용사 이득수씨는 눈시울을 붉혔다.
이씨는 "평생 소원이 이뤄졌다"며 감격했다. 이어 "평생 바라던 모습을 보게 됐다"며 "국가기념일에는 태극기를 게양해야 한다"고 말헸다. 아울러 "우리 국기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며 국기 게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튜브 '킴브로 KimBro'
이웃 주민들과 아이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한 주민은 "오랜만에 태극기가 가득한 모습을 보니 보기 좋다"고 전했다.
현장을 지켜본 한 초등학생 주민은 "다음 국가기념일에는 직접 태극기를 달겠다"며 동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현행 대한민국국기법에 따르면 3·1절과 광복절 같은 국경일과 현충일, 국군의날 등 국가 기념일은 공식적으로 '태극기를 게양해야 하는 날'이다.
다만 공공기관이나 학교, 군부대 등과 달리 일반 가정은 태극기를 다는 게 사실상 권고 사항이라 강제성이 없다.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임에도 한 유튜버의 아이디어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어우러지면서 잊혀 가던 국가기념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를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