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4일(일)

"길 헤맨다" 택시 기사 살해 후 도주극 벌인 20대, 항소심도 징역 35년

목적지 방향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 택시 기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도주극을 벌인 20대 남성에게 항소심 법원도 중형을 내렸다.


도주 과정에서 무고한 행인 2명을 차량으로 치어 다치게 한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수원고법 형사14부(고법판사 허양윤)는 살인, 살인미수, 절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22)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검찰과 피고인의 항소를 전부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20년 부착 명령을 내렸다.


사건은 지난해 6월26일 오전 3시30분쯤 경기 화성시 비봉면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승객으로 탑승한 A씨는 자신이 말한 목적지를 제대로 찾지 못한다는 이유로 택시 기사 B씨(60대)와 말다툼을 벌였다.


20대_남성_택시_승객_폭언_202606121009.jpe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택시가 약 30분 동안 길을 헤매자 격분한 A씨는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B씨를 무참히 살해했다.


범행 직후 A씨는 B씨의 택시 운전대를 잡고 그대로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도로를 지나던 주민 2명을 잇달아 들이받아 각각 골절상과 타박상을 입히는 범죄를 추가로 저질렀다.


광란의 도주극은 범행 약 1시간 만에 서울 서초구 방배동 도로 위에서 막을 내렸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긴급 체포될 당시 택시는 운전석 앞바퀴가 펑크 난 상태로 멈춰 서 있었다.


경찰이 A씨의 가방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범행에 쓰인 흉기 3점이 고스란히 발견되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과거 정신질환 치료 이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법원은 A씨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도 A씨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설령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형을 감경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심이 양형에 필요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한 만큼 형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며 항소 기각 사유를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