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발단이 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용지 보관상자'가 지난 9일 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의 증거보전 인용 결정이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통보되기 불과 수 시간 전, 보전 대상이었던 투표용지 보관상자 등이 이미 폐기업체에 인계된 것으로 확인됐다.
선거 관리 체계의 구조적 허점이 또다시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지연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51단독 부장판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였던 우성아파트 노인정에서 증거 보전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6.6.10 / 뉴스1
지난 10일 선관위는 해당 물품이 '투표함'이 아니라 투표용지를 담아두는 상자였기 때문에 법적으로 보관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의 증거보전 신청에 따라 서울동부지법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이날 투표소 봉쇄시위가 벌어졌던 서울 잠실7동 제2투표소를 찾아 증거물 확보에 나섰지만, 확보에는 실패했다.
법원은 '인쇄매수 1900매'라고 적힌 투표용지 보관상자 등이 향후 재판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다고 판단했으나, 해당 상자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논란이 커지자 이날 서울시선관위는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용지 보관상자가 9일 송파구선관위로 반납된 뒤, 소형기표대 등 다른 기물과 함께 폐기업체에 인계됐다고 밝혔다.
서울시선관위는 "8일 김정철 서울시장 선거 후보자가 신청한 증거보전 대상을 송파구선관위가 사전에 인지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모여 재선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6.7/뉴스1
법원이 증거보전 신청을 인용하고 서울시선관위에 팩스로 통보한 시점은 9일 오후 5시쯤이었고, 폐기업체 인계는 그보다 약 5시간 앞선 같은 날 오후 12시쯤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민소영 송파구선관위 위원장은 전날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파구선관위 관계자는 "어제(9일)자로 사직서가 수리됐다"며 "현재는 부위원장이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