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0일(수)

지방공무원들, 선관위에 "직접 선거 관리해라...또 동원하면 업무 거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선거관리위원회의 직접 선거 관리를 요구하며 강력한 개혁 의지를 표명했다.


10일 전공노는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관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관위가 중앙부터 광역 시도, 기초 시군구까지 방대한 조직을 운영하면서도 정작 선거 현장의 핵심 업무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에게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 결과 현장을 모르는 선관위, 아무것도 통제하지 못하는 선관위, 사고가 터지면 책임을 회피하는 선관위가 됐다"며 현행 선거 관리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공노는 전국 투표소 91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예견된 참사"라고 규정하며 선거 업무 체계의 전면적인 개편을 촉구했다. 현재 사전 투표와 본투표, 개표 관리, 선거 공보물 작업, 투표소 설치·철거 등 핵심 업무를 선관위 직원이 아닌 지방공무원들이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origin_공무원노조선거관리제도전면개혁촉구.jpg전국공무원노동조합원들이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선거관리 제도에 대한 전면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 뉴스1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가장 심각했던 송파구의 김병철 지부장은 "투표소 설치, 공보물 밤샘 작업, 장비 점검, 모의 시험까지 사명감 하나로 다 해 줬다"며 현재의 종이 투표 시스템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국회와 정부, 이재명 대통령이 이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며 전자 투표 도입을 주장했다.


전공노 선거 사무 개선 태스크포스 간사인 박복환 서울지역본부 부본부장은 "선관위가 직접 선거를 관리하고 운영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박 부본부장은 "선관위는 계속 인력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대고 있는데, 미리 계약직을 채용하고 투표 관리관과 사무원을 모집해 인력 풀을 만들라"고 제언했다.


특히 박 부본부장은 "2028년 총선, 2030년 대선이 있는데 또 지방공무원이 선거에 동원되면 그때는 업무를 거부할 수밖에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전공노는 대행 사무 제도의 즉각 중단과 지자체 위임 사무의 전면 손질을 요구하며, 선거 업무는 선관위가 책임지고 수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선 지방공무원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서울의 한 자치구 공무원은 "선거 때 선관위 직원이 지방공무원 대상 교육을 하는데, 실무 수습 중이거나 퇴직이 6개월 남은 선관위 직원이 교육하는 걸 보며 이 조직은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공무원은 "선거 준비도 선거 업무인데 선관위는 구청 공무원들이 하는 걸 보고만 받고, 지시하고 감시만 하려 한다"며 "구청 공무원들은 선거를 잘못되면 큰일 나는, 징계도 받을 수 있는 업무로 생각해 힘들지만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origin_선관위규탄·선거관리제도개혁촉구기자회견.jpg뉴스1


또한 "동 주민센터 직원들은 선거 한 달 전부터 거의 매주 주말 출근해야 한다"며 "선거 공보물도 동 주민센터에서 공무원과 통장들이 수작업으로 하는데 선관위가 개인정보를 이유로 외부 용역을 하지 않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