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녀의 성을 아버지 성으로 우선하는 부성우선주의 개선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9일 성평등가족부가 자녀의 성을 아버지 성으로 우선하는 현행 제도의 개선을 본격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성평등가족부
성평등가족부는 이날 '제5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6~2030)'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는 성평등한 사회 변화를 반영한 자녀의 성 유지·결정 방식 개선방안 검토가 포함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2008년 호주제 폐지로 '부성 강제주의'는 사라졌지만, '부성 우선주의'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민법 제781조 제1항이 부성우선주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부모가 혼인신고 시 자녀가 어머니 성을 따르기로 협의할 수 있지만, 실제 활용 사례는 극히 드물다. 혼인신고부터 출생신고까지의 시간적 제약과 복잡한 절차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도 민법 제781조 제1항 개정을 통해 협약 제16조 제1항 g호와의 부합성을 확보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민법 제781조 5항의 '인지 시 부성우선원칙'도 개선 대상이다. 이 조항은 혼인외 출생자가 인지될 경우 부모 협의나 법원 허가를 통해서만 종전 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자녀의 성 변경 시 아동 복리가 저해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성평등가족부
성평등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개선 방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가족관계 등록과 친족관계 등 여러 문제가 연결돼 있어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건강가정기본법 제15조에 따라 향후 5년간 변화하는 가족환경에 대응하고 모든 가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수립됐다.
정부는 1인 가구와 이주배경 가족 증가, 새로운 취약·위기가족 등장, 돌봄 부담 심화 등 사회환경 변화에 대응해 다양한 가족을 포용하고 돌봄과 생활의 균형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계획에는 미혼모 양육 자녀 관련 법·제도 개선방안 검토와 미혼부의 혼인 외 자녀 출생신고를 위한 법안 마련도 포함됐다. 또한 지속 증가하는 1인 가구와 이주배경가족을 위한 서비스 지원 강화 방안도 담겼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다양한 가족이 차별받지 않고 누구나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포용적 가족정책을 확대하고,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